
최근 두 시즌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긴 했지만, 타이트한 일정 속에 시즌 중후반에 접어들수록 경기력 저하와 함께 체력 문제를 드러냈던 울산으로서는 내부의 적을 이겨내야 리그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은 지난 16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과 2대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울산은 전반 1분 주민규가 왼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갈랐고, 전반 42분 이명재의 크로스가 서울 이태석의 자책골로 연결되며 2대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서울 일류첸코에게 멀티 골을 내주며 승점 1에 그쳤다.
이날 무승부로 9승 5무 3패(승점 32)를 올린 울산은 강원FC(9승 4무 4패·승점 31)를 끌어내리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선두 자리에 재등극한 기쁨을 표하기 보다 선수단에게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내뱉었다.
홍 감독은 “상대가 상대가 잘했다기 보다 우리가 전체적으로 잘 못한 경기였다. 초반에 두 골 차가 되면서 선수들이 마음이 느슨해졌고, 추가 득점 기회에서 못 넣었기 때문에 이길 수 없었다.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 안일하게 플레이했다. 경기에서 뛰는 활동량이나 자기 관리가 부족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주민규는 경기 후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면서 “2주간의 (A매치) 휴식 기간에 선수들이 몸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부분을 감독님이 캐치하신 것 같다. 경각심을 갖고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은 지난 A매치 휴식 기간 동안 리그 3연패를 위해 ‘수비 안정화’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김영권이 무릎에 물이 차는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황석호 또한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며 생각만큼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주민규, 조현우, 이명재, 엄원상 등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제대로 된 손발을 맞출 수 없었다.
외국인 공격수인 마틴 아담 또한 헝가리 대표팀에 차출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일정을 소화 중이다.
여기에 베테랑 이청용, 김민우 등도 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과 부상 등에 시달리며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설영우는 현재 유럽 이적설이 거론되고 있다.
구단 사상 최초로 리그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울산의 입장에서는 리그 연속 우승으로 인한 선수단 동기 부여 하락과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 극복이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울산은 오는 23일 오후 6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노린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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