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 백로 서식지 태화강서 악취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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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대 백로 서식지 태화강서 악취 진동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4.06.2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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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로 번식지로 이름난 울산 남구 삼호대숲 일대서 백로 배설물 악취가 진동해 산책나온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김도현기자
건강과 환경, 풍요의 상징인 백로가 번식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악취 때문에 어느새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국내 최대 백로 서식지인 태화강에 사람과 백로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찾은 태화강 철새공원 일원. 대나무가 빽빽이 자란 가운데 일부 고사한 대나무들이 누렇게 쓰러져 있다.

그 위로 백로 등이 둥지를 짓기 위한 재료들을 물고 날아다닌다. 태화강 산책로에 인접한 백로 번식지에 다가가자 수많은 새 울음소리가 울려 퍼져 한 번에 서식지임을 알 수 있다.

가까이에서는 바람 방향에 따라 양계장 냄새를 증폭시킨 듯한 악취가 풍겨온다. 악취를 맡자마자 곧바로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다.

주민 A씨는 “악취가 극심하다. 한번 맡으면 잊을 수 없는 냄새다”며 “산책과 라이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나가는 것이지, 웬만하면 이곳으로 지나가고 싶지 않다. 대나무 등을 솎아내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울산시는 악취 제거를 위해 매년 EM 발효제라는 악취 제거제를 뿌리고 있다. 하지만 산란 등 번식 철에는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혹시 모를 백로 번식 과정에서의 악영향을 우려해서다.

또 번식을 끝낸 백로가 떠나면 떼까마귀가 월동을 위해 오는 등 서식지 정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생태관광도시 울산’ 이미지를 위해 사람과 백로과 공존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김성수 조류 전문가 겸 철새홍보관 초대 관장은 “울산에 조류 전문가가 없다. 과거에 비해 백로 숫자가 감소했지만, 현상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다”며 “생태도시를 표방하지만, 생물들과 공존할 수 있는 플랜이 전무하고 보여주기식 행정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를 이용한 관광 개발만이 아니라 실태 조사 등 생물과 공존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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