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감독과의 결별로 울산은 오는 13일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FC서울과의 홈 경기부터 이경수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새출발한다.
울산은 다양한 후보들과 접촉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 최대한 빨리 팀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울산 구단에 따르면, 홍 감독은 이날 오전 회복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홍 감독이 사령탑으로 울산을 지휘한 것은 지난 10일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 경기가 마지막이 됐다.
이로써 지난 2021년 울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3년 7개월 만에 울산과 결별했다.
홍 감독은 당초 13일 서울전까지 이끈 뒤 울산 팬들에게 인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광주전에서 홈 팬들의 거센 야유가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 예정보다 일찍 팀을 떠나게 됐다.
울산 팬들은 10일 열린 광주전을 앞두고 홍 감독에게 거센 야유를 보내고 ‘홍명보 나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 ‘피노키홍’ ‘거짓말쟁이 런명보’ ‘축협의 개’ 등의 걸개를 내걸고 홍 감독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 홍 감독은 광주와의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저는 저를 버렸다. 이제 저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산 팬들을 향해 “자신은 떠날 일이 없다”며 수차례 장담했던 홍 감독은 본인의 말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홍 감독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주도하는 한국형 축구 모델인 ‘MIK’(Made In Korea)가 현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전에 실패했던 과정과 그 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실패의 기억 때문에) 도전하는 게 두려웠다. 그 안으로 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답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내 안의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 새 팀을 정말로 새롭게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 감독은 울산 팬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온전히 나 개인만을 위해 울산을 이끌었다.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들, 팬들, 축구만 생각하며 보낸 시간이 너무도 좋았다”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는 응원의 구호였는데, 오늘 야유가 됐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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