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화예술인 생계지원 긴급대책 필요”
상태바
“울산 문화예술인 생계지원 긴급대책 필요”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0.04.12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市 ‘코로나 극복’ 특별지원·긴급대책사업 실시에도
수혜 범위에서 제외된 사각지대 예술가들 여전히 많아
“타시도처럼 독자예산 마련·지원대상 확대 절실” 지적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단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지역문화예술인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내놓았지만 수혜 범위에 속하지 못하는 사각지대 예술가들이 너무 많아 효과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어려운 이들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긴급지원책’이 더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지난 10일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특별지원사업’과 ‘긴급대책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예술 현장 활동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특별지원사업은 지원대상에 해당되기 어렵고, 긴급대책사업은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특별지원사업’은 울산시와 일자리재단이 함께 추진하다보니 사업의 취지가 대량 실직사태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맞춰져 있다. 폭넓은 지원대상군 안에 문예계 종사자가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고정된 근무처 없이 활동해 온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실정과 괴리감이 있어 지역문예계를 위한 ‘핀셋’ 지원으로는 부족함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지원사업은 수십년간 공연예술가로 활동해 왔더라도 학교수업이나 문화예술교육의 방과후강사(혹은 예술강사)로 활동하지 않으면 지원대상이 되기 어렵다. 순수하게 창작활동만 지속해 온 예술가들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업체당 100만원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지원사업과 △특별고용업종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사업은 사업자등록증이 있거나 고용보험에 가입된 예술단체에만 적용된다. 한마디로 예술관련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상근직원을 둔 민간 기획사에만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울산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예술단체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업자등록증 없이 비영리활동의 고유번호증만으로 활동한다. 수익이 일정하지않다보니 고용보험에 가입된 단체도 극소수다.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단이 실시하는 ‘긴급대책사업’ 역시 지역 문예계의 실정을 제대로 감안한 내용이라고 보기 힘들다.

울산시는 이미 사업비 지원이 완료된 △문화예술인 창작장려금 지원사업을 더 확대하겠다며 제2추경 예산확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예술활동에 필요한 창작장려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수익이 끊겨 먹고살기 힘드므로 생활안정자금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또 시보조 공연전시사업의 온라인 전환을 인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또한 기존의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 방식으로 사업수행 방식을 바꾸도록 한 것일 뿐 예술가들의 어려운 형편을 고려한 지원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단보조사업 지원금의 사례비(출연비) 선지급을 허용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지역공연무대는 한솥밥을 먹는 정단원 보다 공연 때만 잠시 함께 일하는 객원단원이 많은데, 공연자체가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출연비를 미리 내주는 단체 대표가 몇이나 되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에따라 지역문화예술계는 타시도 광역급 문화재단이 실시하고 있는 문화예술인 생계지원에 준하는 긴급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의 ‘인천예술인 긴급재난지원’, 대구문화재단의 ‘문화예술 생존자금지원’이 대표적이다. 인천은 기업체후원금과 재단직원들의 기부금 등으로 2억원의 사업비를 조성한 뒤 인천거주예술인 중 가구원 소득이 중위소득100% 이하인 자에게 가구당 30만원의 생활자금을 나눠준다. 대구시는 사업자등록증 뿐 아니라 고유번호증을 가진 지역예술단체에 100만원의 생존자금을 1000여개 단체에 나눠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단의 지원이 실질적인 혜택이 되려면 문화예술인을 위한 독자적인 예산확충과 수혜대상의 문턱을 대폭 낮추는 작업이 먼저 선행돼야한다”고 주문했다. 홍영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산업수도 울산, 사통팔달 물류도시로 도약하자]꽉 막힌 물류에 숨통을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보상절차·도로 조성 본격화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