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서 경영권 방어 재차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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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서 경영권 방어 재차 성공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3.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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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은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고려아연 제공
반년 넘게 영풍·MBK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또 한 번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수를 19인으로 상한하는 안건이 통과됐고, 신규 이사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5명, 영풍·MBK 측 3명이 선임됐다.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최 회장 측이 확보한 이사는 총 11명, 영풍·MBK 측은 4명으로 사실상 최 회장 측이 승기를 잡은 셈이 됐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4개 안건이 통과됐다.

이날 주총은 개회 전부터 장외 분쟁으로 격화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열린 임시주총에서 손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을 10% 이상 취득하게 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고, 영풍 의결권을 제한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부당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고려아연은 SMC의 모회사인 썬메탈홀딩스에 SMC가 보유한 영풍 지분을 현물 배당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상호주 관계를 형성했다.

영풍·MBK 연합이 이에 반발해 의결권 행사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주총 전날인 지난 27일 이를 기각했다.

이에 대응해 영풍 측이 상호출자 해소를 위해 주총 전날인 지난 27일 전격적으로 주식 배당을 했지만, 고려아연이 주총 개회 직전 썬메탈홀딩스가 영풍 주식을 재매수하도록 해 상호출자 구조를 다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상황이 됐고,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또 이날 주총은 최근 MBK 측 경영 실패에 따른 홈플러스 사태로 고려아연 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사전부터 형성됐다.

고려아연 노조 조합원들이 주총장 인근에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비판하고, ‘고려아연을 제2의 홈플러스로 만들 수 없다”며 시위했다.

최근 대주주 MBK의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피해를 입은 홈플러스 노조원도 함께 나서 MBK의 무책임한 경영 행태를 비판하고 더 이상의 기업사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는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영풍·MBK 측이 상호주 제한과 관련 법적 대응을 예고한 데다, 임시주총을 통해 추가로 이사회 진입을 노린다는 방침이어서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최 회장 측 기존 이사 4명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순환출자 구조 재형성 관련 문제로 법적 다툼도 지속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점에 많은 주주들이 공감했다”며 “대한민국의 자원안보를 뒷받침하고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주주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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