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의 도서관 산책(4)]노란 고양이 벽화가 있는 어린이청소년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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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의 도서관 산책(4)]노란 고양이 벽화가 있는 어린이청소년도서관
  • 경상일보
  • 승인 202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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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애란 칼럼니스트 문헌정보학박사

울산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16일 문을 열었다. 울산 최초의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공공도서관으로 종하이노베이션센터(옛 종하체육관) 건물의 1층과 2층에 자리 잡고 있으며, 총 1934㎡ 규모의 복층 구조이다. 출입구는 층별로 따로 마련돼 있으며 내부에서는 두 층이 개방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도서관의 벽면은 바닥부터 천정까지 책으로 가득 차 있어 마치 인테리어의 한 요소처럼 보인다.

약 4만30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0세부터 19세까지의 유아, 아동, 청소년을 위한 도서가 주를 이루지만, 일부 일반인을 위한 도서도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용 도서관인 만큼 이들을 위한 자료와 시설, 그리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1층 어린이자료실에 들어서면 넓고 개방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내부는 숲속 나무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색감의 책상과 의자가 배치돼 있으며, 서가를 활용해 공간을 자연스럽게 구분하고 있다.

▲ 울산어린이청소년도서관 1층 어린이자료실.
▲ 울산어린이청소년도서관 1층 어린이자료실.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디지털 기반의 자원 서비스로 7세 이하 유아를 위한 독립된 유아자료실과 8세부터 12세 아동을 위한 어린이자료실은 마치 놀이동산을 연상시키는 지식 놀이터처럼 조성돼 있다. 유아자료실에는 어린이가 한글과 영어를 학습하며 놀이할 수 있는 ‘놀이학습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기기가 있다. 어린이자료실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낀 연령대’인 8세부터 12세를 위한 ‘국내외 동화를 동화나라 DID’ 코너에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루카 코너에서는 독자가 그림책을 펼치면 로봇 ‘루카’가 실감나게 책을 읽어준다. 이를 통해 기계와 독자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을 하며, 마치 놀이하듯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또한, 도서관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창의학습체험존’에서는 게임을 통해 즐겁게 학습할 수 있으며, ‘실감형 테마체험관’에서는 가상공간 속에서 오락을 즐길 수 있다.

2층 청소년자료실은 13세부터 19세 청소년을 위한 자료 열람 및 창작 활동 공간이다. 독서를 멀리하는 청소년들도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취미 활동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토마 뷔유의 노란 고양이(무슈샤) 벽화는 매력적인 포토존이다. 책을 읽고 있는 노란 고양이 캐릭터는 도서관을 방문한 이용자들에게 책에 대한 애정을 불러일으키고 시설 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뿐만 아니라, 웹툰 작가들이 그린 벽화를 감상하며 만화가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쉼존, 오락용 스마트 테이블이 마련된 게임존, 동아리 모임과 창작 활동을 위한 열린 스터디룸 등 다양한 공간이 있어 청소년들이 스스로 오게 할 수 있다.

▲ 울산어린이청소년도서관 2층 청소년자료실.
▲ 울산어린이청소년도서관 2층 청소년자료실.

가령, 대구 2·28 기념 학생도서관은 3층에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을 위한 글쓰기 제작 공간, 창작 공간, 음악 작곡과 연주 공간, 춤과 게임 놀이 공간, 영화 감상 공간, 휴게 공간을 마련하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 보스턴중앙도서관은 12세부터 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화 감상, 게임, 3D 프린터와 같은 장비와 도구를 활용한 메이킹, 미디어 제작용 기계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음악 창작 활동 등을 지원하자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찾는 아지트로 변화했다.

이처럼 청소년도서관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단순히 책을 읽고, 게임을 하며, 영화를 감상하는 소비적 공간에서 벗어나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응용한 창작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재료, 도구(장비), 소프트웨어가 갖춰진 창작실이 마련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런데도 도서관이 위치한 건물 4층에 (재)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메이커스페이스가 있어 좋은 여건이다. 이곳의 공간과 장비, 인적 자원을 도서관과 연계해 활용한다면 청소년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영상 제작과 음악 스튜디오 활용뿐만 아니라 교육 지원 출장 및 장비 대여도 진행하고 있어 이 기관도 활용하면 청소년 특화프로그램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울산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최신 기술 기반의 도서관서비스와 공간을 다양하게 갖추고 이용자를 맞고 있다. 개관을 기념해 세계적인 아동 도서전인 볼로냐 아동도서전의 메인 행사인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열린다. 4월16일부터 6월15일까지 그림책 일러스트 원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토마 뷔유의 ‘노란 고양이’ 포토존도 운영되므로 친구, 가족과 함께 방문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덤으로 도서관 내를 주행하며 안내를 담당하는 로봇을 만나면 원하는 도서의 위치, 도서 대출·반납, 시설들을 물어보라. 신속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해 줄 것이다. 더욱 많은 서비스는 직접 도서관을 방문해 누려 보길 바란다.

이애란 칼럼니스트 문헌정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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