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둔 지난 1998년 7월19일, 당시 현대중공업(HD 현대중공업)은 북구 당사동 총 3만여 평에 이르는 면적에 잔디 구장 2면을 포함한 부대시설을 만들었다. 이후 지금까지 울산 구단이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울산은 기후변화를 고려해 강동축구장의 잔디를 교체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여름철 기온이 급상승하고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기존 훈련장 잔디가 손상돼 거의 모든 K리그 구단이 정상적인 훈련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울산 구단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다가오기 전 국내 프로축구단 최초로 열과 습도에 강한 ‘난지형 잔디 신품종’을 강동 축구장에 도입했다.
난지형 잔디는 고온에서도 생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혹서기 잔디 상태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뿌리부터 왕성히 자라는 난지형 잔디의 ‘뿌리 생육’ 특성이 기존 이식 잔디의 디봇(패임 현상)을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이 이번 강동 축구장에 도입한 난지형 신품종 잔디는 기존 한지형 잔디와 잎의 모양, 밀도가 흡사해 선수들 사용에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나아가 울산은 난지형 잔디의 생육 시기를 고려해 동절기 훈련에도 지장이 없도록 난지형 잔디의 단점을 개선해 줄 수 있는 다른 종의 잔디를 추가로 파종하는 ‘오버시딩’도 검토 중이다.
울산은 난지형 잔디 도입을 통해 여름철 고온 다습한 이상 기후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선수단에 사계절 내내 최상의 훈련 상태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존 강동 축구장의 잔디 품종은 한지형 잔디로 봄, 가을 생육은 활발하지만, 최근 여름 이상 기후에서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관리와 대처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울산 사무국은 잔디 재조성 투입 우수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의 유수 구단, 시설을 견학하고 이를 참고삼아 울산 실정에 맞는 대안을 마련했다.
현황 파악과 사전 조사를 마친 울산은 지난해 10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품종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잔디 교체는 ‘강동 A축구장’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 ‘강동 B축구장’이 지난해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 중 강동 A축구장은 17일 재개장해 이곳에서 울산 선수단이 오전 훈련을 진행했다. 강동 B축구장은 다음 달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울산은 잔디 교체로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잔디 내려앉음 현상 해소 △높은 밀도와 쿠셔닝 효과로 부상 위험 감소 △국내 프로축구단 최초 난지형 잔디 도입을 통한 새로운 모델 제시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울산 선수단은 지난해와 같은 폭염과 집중호우에도 훈련장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실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김광국 울산 HD 대표이사는 강동축구장 잔디 교체 작업의 취지와 목표에 대해 “최근 여름철 이상기온이 울산 구단은 물론 축구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 경기력에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이를 방지하고 정상적인 훈련과 경기 운영을 위해 이번 사업을 진행했다. 좋은 잔디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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