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의 생명줄인 식수 공급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 연일 계속되는 가뭄으로 핵심 용수댐인 대곡댐과 사연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기능 상실 상태에 빠지자, 110만 시민이 사용하는 식수의 대부분을 낙동강 물에 의존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더욱이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사연댐 수문 설치 공사로 가뜩이나 부족한 식수원은 더욱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맑고 깨끗한 물이 없으면 시민들이 건강한 삶도,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도 있을 수 없다. 울산의 물 문제가 시민 불편을 넘어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올해 울산 지역 누적 강수량은 38.4㎜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7% 수준에 불과하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주요 용수댐도 바닥을 드러냈다. 21일 현재 울산 대곡댐의 저수율은 22%에 불과해 최근 하류 사연댐으로의 방류를 중단했다. 사연댐의 저수율도 17.5%로 식수 공급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이처럼 자체 수원이 고갈되면서 회야댐을 통한 낙동강 원수 의존도가 8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울산 시민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를 낙동강 수질 오염사고 등과 같은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낙동강 용수에 의존하고 있는 웃픈 상황이다.
안타까운 것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맑은 물 공급을 연계한 정부 대책이 15년째 표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사연댐 수문 설치는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울산 시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맑은 물 공급 문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운문댐 물의 울산 공급량을 확대(4만9000t+ α)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해 놓고 있다. 다만,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국가 계획 포함, 특별법 제정 등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정상 궤도에 오르는 장기 추진 과제라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울산시가 지난해 실시한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연구 용역’ 결과 물 부족 문제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는 암울한 결과가 도출됐다. 더 이상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시는 이번에 수립하는 수도정비계획에는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기 전에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돗물 공급 체계를 구축할 종합 대책을 담아내야 한다. 이제는 먹는 물 걱정 없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울산시와 정치권, 시민 사회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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