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KERI)의 조사 결과 미취업 청년 4명 중 3명은 한국 사회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와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들의 고용 절벽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취업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급여 수준’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희망하는 최소 급여 수준은 세전 연봉 3468만원이었다. 다음으로는 ‘고용 안정성’ ‘일과 삶의 균형’ 순이었다. 이는 현실적인 수준의 경제적 보상을 기대하면서도, 동시에 미래에 대한 안정성과 개인의 삶도 존중받을 수 있는 직장을 원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준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은 구직 활동 중인 미취업 청년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미취업 청년 모두에게 나타났다. 특히 구직 활동 중인 청년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이어 ‘경력직 위주의 채용 구조’ ‘과도한 자격 요건 및 스펙 요구’ 등을 지목했다. 청년들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3월 전국의 청년 실업률은 7.5%로, 코로나19가 유행한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쉬었음’ 청년은 45만5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울산 지역의 청년 실업률 역시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울산의 청년(15~29세) 실업률은 7.7%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고용 시장의 냉기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청년 실업 문제는 지역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6·3 대선 후보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유력 대선 경선 후보들은 아직까지 청년 실업 관련 대책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공채를 통해 신입 사원을 뽑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것이 그나마 눈에 띌 정도이다.
대선 후보들은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정부와 울산시, 기업도 청년 친화적인 일자리 창출, 직업 훈련 및 교육 프로그램 강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고용 촉진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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