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 둔화에 꺾인 울산 소비심리, 장기 침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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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출 둔화에 꺾인 울산 소비심리, 장기 침체 우려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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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의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정유·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수출 둔화가 내수 침체로 이어져 지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가계 소비 위축과 소득 감소의 악순환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4월 울산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0으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7개월 연속 소비자 체감지수가 ‘부정적’이다. 주요 구성지수 가운데 특히 현재경기판단지수(CS1)와 향후경기전망지수(CSI2)가 50~60 수준에 머물렀다. 지역 경제 주체들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매우 불안정하게 느끼고 있으며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의 소비 심리 위축은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지역 경제의 특성상 수출 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1분기 울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212억 달러로, 2분기 연속 감소했다. 또 올해 2분기 울산 지역 소매유통업계 체감지수는 코로나19 시기보다도 더 부정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발 무역전쟁 여파로 수출이 더 위축되면 더 큰 충격파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 경제의 내수 부진이 장기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암울한 분석을 내놓았다.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 고령층 소비 성향의 감소, 가계 부채 증가와 그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주력 산업의 취업유발계수 하락, 고령층의 소비 여력 확충,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및 가계부채 관리 등 구조적 요인이 누적돼 회복되기 어려운 장기적인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대한상의는 이런 위기에 대응해 단기적으로 경제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산업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영국식 공격적 경기부양책(Recession Attacking)을 제안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AI,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산업 육성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수 기반은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멈춰선 소비 시계를 다시 움직이고, 꺼져가는 성장 엔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정부 차원의 소비진작과 경제 할성화 대책이 시급하다. 울산시와 기업도 산업 구조 개편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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