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산불진화 새접근-열화상 카메라로 불머리 공격
상태바
[기고]산불진화 새접근-열화상 카메라로 불머리 공격
  • 경상일보
  • 승인 2025.05.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권왕상 전 울산중부소방서장 소방공학 박사

지난 3월 영남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사망자 수는 역대 3번째, 사상자 수는 역대 최대의 인명 피해를 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집계를 보면 3월30일 기준 영남지역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에 달했다. 또 산림청은 최근 경북·경남·울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면적을 10만4000㏊로 잠정 집계했다. 애초 파악했던 산불 영향구역 4만5157㏊보다 2.2배 큰 면적이다.

산불의 주원인은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와 재선충으로 벌목된 마른 소나무가 산불의 확대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날씨 변화를 초래하며, 이는 산불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봄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낮아지고 기온이 상승해 산불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농민들의 풀, 쓰레기 소각이 산불로 확대되는 상황이 빈발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각종 안전사고, 화재, 산불, 붕괴 등 사건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사고 예방의 관점에서는 사고 발생 빈도와 횟수를 줄이기 위한 연구와 제도를 마련하고, 이에 걸맞은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산불 대응의 관점에서는 연구와 제도 시행과 교육 훈련 부분에 미진한 부분이 많다.

산불 현장을 자세히 관찰하면, 주불은 지난 가을 떨어진 건조한 낙엽에서 시작된다. 낙엽의 셀룰로스(섬유소)는 산소와 빠르게 반응하여 뜨거운 불꽃을 만들며, 연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썩은 나무와 썩은 낙엽은 불완전 연소로 다량의 검은 연기를 방출한다. 수북이 쌓인 바싹 마른 낙엽에서 연소가 확대되는 주불은 보통 시간당 4㎞ 정도로 진행되고 경사면에서는 시간당 10㎞를 넘는 때도 있다. 산불이 경사면과 바람이 만날 때는 순식간에 계곡을 넘어 확대될 수 있다.

산불 대응 주관 부서에서는 건조된 낙엽의 연소 특성과 산의 경사도, 바람의 세기에 따른 연소 확대, 속도 등에 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화재 발생시 화염으로 인해 공기는 상승기류와 하강기류의 충돌로 인해 와류현상이 발생하며 바람은 더욱 거세진다. 이는 비화로 이어져 건너편 산으로 산불이 이어지는 물리학적 대류 이론에 기인한 현상이다.

현실에서 산불 진화 헬리콥터의 기장은 나무숲 아래에서 연소가 확대되고 있는 낙엽을 보지 못하고, 검은 연기가 발생하는 곳에 집중 방수를 하게 된다. 일반화재 진압의 기본은 연소가 확대되는 불머리를 공격해 더 이상의 연소 확대를 저지하는 것이다. 이는 산불 대응 작전에서도 첫 번째 임무로 여겨져야 한다.

이번 영남지역 산불 이후 전문가들이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해 많은 제언을 했다. 필자는 산불진압 헬기에 최고 성능의 열화상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조종사가 연기 대신 낙엽으로 연결된 화점의 연소 확대 지점을 정확히 찾아 불머리를 공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산불 진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이 될 것으로 믿는다, 산불진압의 핵심은 연소 확대 저지이며, 헬기가 도착한 후 화재의 면적이 줄어들어야 정상적인 대응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만약 헬기가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소가 계속 확대된다면, 이는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간주한다. 헬기가 여러 대 출동하더라도 연소가 계속 확대된다면, 이는 바싹 마른 낙엽을 통해 연소가 빠르게 확산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헬기가 연기 발생하는 잔불에 소화수를 방수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불 머리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것이다.

산불 진화에서는 화점을 기준으로 탈 것이 존재하는 경계지역을 미리 방수해 낙엽 등의 탈 것이 있는 방향과 연소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소경로가 차단되면 화점은 포위돼 중앙부에 있는 죽은 나무, 풀, 부엽토 등의 잔불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진화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앞으로 발생할 대형 산불에서도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우리는 많은 대응해야 할 사건·사고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신속한 시민들의 신고와 함께 산불 대응 부서는 항상 신속 출동을 염두에 둔 복수 이상의 헬기 출동 태세를 확립하고, 최적의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 신속히 일상으로 회복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권왕상 전 울산중부소방서장 소방공학 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산업수도 울산, 사통팔달 물류도시로 도약하자]꽉 막힌 물류에 숨통을
  •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보상절차·도로 조성 본격화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