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잊혀진 남창역에서 시작되는 ‘모두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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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잊혀진 남창역에서 시작되는 ‘모두의 전성시대’
  • 경상일보
  • 승인 2025.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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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울주문화재단은 ‘누구나 누리는 남창역 전성시대:남창역N’으로 ‘2025년 문화도시 울산 조성 구·군 특화사업 공모’에 3년 연속 선정되며, 국비 5200만 원을 확보했다. 이 사업은 근대문화유산인 남창역(등록문화재 제105호)의 역사적 가치를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재조명한 ‘2024 인생역전프로젝트 :남창역 전성시대’의 연장선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 신남창역 개관과 함께 폐쇄된 ‘구남창역’에 새로운 문화적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시작됐다. 많은 이들의 관심이 KTX-이음 열차의 남창역 정차 여부에 집중될 때, 재단은 그 곁에 조용히 잊혀져 가던 구남창역에 주목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18일. 굳게 닫혀 있던 구남창역의 문을 시민들 앞에 다시 열었다. 이 하루를 만들기 위해 필자는 철도청, 울주군, 코레일네트웍스, 신남창역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오랜 협의와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 하루는 구남창역의 가치와 문화적 가능성을 주민들과 정치·행정 관계자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동시에, 수개월에 걸쳐 지역 문화활동가와 예술단체들이 7개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었던 시간은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 되어주었다. 이미 전성기를 지난 듯 보이는 구남창역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소중한 기억을 되살리고, 아직 오지 않은 각자의 전성기를 꿈꾸며, ‘오늘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러한 도전은 단순히 재단의 능력만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지난 3년간 재단이 추진해 온 주민주도형 생활문화사업 ‘울주동네문화생활’을 통해 지역 예술가, 문화활동가, 주민들과 쌓아온 신뢰와 노력이 이 도전의 든든한 바탕이 됐다.

이제 남창역은 단순한 ‘기억의 공간’을 넘어, 새로운 전성시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올해 추진할 ‘남창역N’은 역이라는 물리적 장소성에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남창역’을 지향하며, 울주의 문화 경쟁력을 높일 대표 문화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남창역을 단순히 유산으로 보존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세대, 기억과 지역을 연결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청년 작가들의 시선으로 남창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재창작한 ‘남창역N스토리’, 어린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한 ‘남창역N재미’, 청년들이 직접 남울주를 여행하며 추억을 쌓는 ‘남창역N추억’, 그리고 남창역의 아련한 기억을 담은 문화상품 ‘남창역N사랑’까지. 세대와 삶의 접점을, 남창역을 매개로 풀어낼 예정이다. 잊힌 추억을 오늘로 불러오고, 세대 간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모두가 새로운 전성시대를 꿈꾸게 하는 ‘남창역N’프로젝트, 그것이 필자가 그리는 남창역의 미래이자 문화의 힘이다.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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