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홍의 말하기와 듣기(35)]논리적으로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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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의 말하기와 듣기(35)]논리적으로 말하기
  • 경상일보
  • 승인 202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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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우리의 주장을 들을이에게 설득하는 방법에는 논리적으로 말하는 방법이 있고, 감동적으로 말하는 방법이 있다. 들을이를 감성적으로 감동시켜 설득할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말해야 할 때가 있다.

논리적으로 말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자신이 들을이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왜 말하고자 하는지를 잘 생각하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주장은 간단하고 분명해야 한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주장하려고 하면 주제가 흐려져 선명하지 못할 수가 있다. 그 다음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논증,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근거가 없는 주장은 단순한 자신의 주관적 생각에 그치기 쉽다. 근거를 제시한 후 주장에 대한 예시(예증)를 들어주면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질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더 정리해 준다면 좋은 논리적인 말하기가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논리적 말하기의 틀은 “~이라 생각한다. ~~을 말하고자 한다(주장)-->왜냐하면 ~때문이다(근거)--> 예를 들면(예시)~와 같다-->. 따라서 ~은 ~이라 생각한다(요약)”와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일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장이 논쟁이 될 경우에는 주장에 대해 반론이 제시되고 거기에 또 주장을 한다. 논쟁도 논리를 떠나서는 상대를 설득할 수가 없다. 그리고 논쟁에서는 말하기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 흥분해 목소리를 크게 하거나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는 행동은 주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소리는 분명하고 차분해야 하며 약간 큰 목소리가 좋다. 그리고 느린 속도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손짓을 적절하게 잘 사용하면 설득에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시선은 들을이에게 집중함으로써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준비를 잘해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잘 알고 있어야 쉽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 연구나 다양한 자료와 통계 수치를 활용하여 객관성을 높이는 것도 좋고 시각자료를 잘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들을이의 수준에 맞추어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거나 지나치게 어려운 말로 자신을 내세우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는 삼가야 한다. 아무리 말을 논리적으로 잘해도 들을이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남의 주장을 듣을 때는 그 말이 논리적인지, 근거가 타당한 것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럴듯하게 꾸며내 들을이를 현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억지로 자신의 주장을 짜맞추는 궤변은 아닌지를 잘 알아야 한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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