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 FC는 지난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대0으로 완파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허율, 엄원상, 이희균으로 이어지는 ‘금호고 3인방’을 선발로 내세웠다. 시즌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 조합은 이날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전반 31분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돌파해 내준 패스를 허율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후반 35분, 이진현의 왼발 프리킥을 에릭이 헤딩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불과 3분이 채 지나기 전에 교체 투입된 김민우가 곧바로 득점에 성공했다. 문전으로 쇄도한 에릭의 슛을 골키퍼 이상현이 세이브했지만, 튕겨낸 공을 김민우가 잡아내 수비 사이로 공을 몰고 들어가다 3대0 대승을 완성했다.
이날 울산은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에 가담하며 공격 옵션의 폭이 넓어졌음을 증명했다.
수비진 역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골키퍼 조현우를 비롯한 수비진의 집중력과 조직력은 8강 진출의 또 다른 원동력이었다.
울산은 2017년 이후 8년 만의 코리아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결승에서 아쉽게 좌절했던 울산은 이번 16강전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우승 도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코리아컵 첫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한 울산 HD는 이제 강원FC 원정을 떠난다.
울산은 오는 17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강원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에 임한다.
이번 경기는 복수전의 성격을 띄고 있다. 울산은 강원과 역대 전적에서 29승 5무 5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지난달 19일 홈에서 펼쳐진 K리그1 9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던 기억이 있다. 약 한 달여 만에 맞대결에서 승전고를 울리겠다는 목표다.
눈여겨볼 선수는 서서히 불이 붙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 에릭이다. 에릭은 강원과 지난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봤다. 지난 11일 제주유나이티드(2대1 승) 원정에서 결승골을 뽑아냈고, 인천의 골문까지 흔들며 최근 2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다. 리그 10경기에 출전해 5골로 팀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장신 골잡이 허율(12경기 3골)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인천전에서 엄원상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재치 있게 왼발 슈팅으로 돌려놓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허율은 “인천전에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전술적인 면과 다득점 등 좋은 부분이 많이 나와서 뿌듯했다. 시즌 시작은 좋았지만, 이후 득점을 못 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며 “공격수로 많은 부담이 됐는데 팀 형들과 대화를 통해 개선하고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박주영 코치님에게 ‘골대 앞에서 힘을 빼라, 공의 방향만 바꿔도 득점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에릭과 허율을 장착한 울산이 적지에서 ‘잘~있어요’를 부르고 올 준비를 마쳤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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