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찾은 효문동 윤영테크 공장. 현장에는 무게감 있는 기계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천장 크레인이 수 톤짜리 철재를 옮기고, 절단 기계는 쉼 없이 금속을 쪼갠다. 볼트는 고온 처리 공정을 거치며 강성을 확보하고, 이어진 자동화 라인에서는 일정한 속도로 가공된다. 마지막 품질관리 구역에서는 작업자들이 마감을 꼼꼼히 확인하며 불량품을 골라낸다.
윤영테크가 제작하는 볼트는 일반적인 체결용 부품이 아니다. 차량 휠, 브레이크, 파워트레인, 오일드레인, 시트 마운트 등 고하중과 진동, 열이 동시에 작용하는 부위에 쓰이는 특수 구조용 볼트다. 정확하게 조여야 하고, 오랜 시간 흔들림 없이 견뎌야 한다.
이종윤 윤영테크 대표는 “볼트는 작지만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며 “오차나 재료 결함은 바로 차량의 안전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제조 전 공정에 고도의 기술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영테크는 지난해 북구 중소기업 성장지원사업에 참여해 ‘플로팅 스터드(Floating Stud) 볼트’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차량 오토헤드램프에 적용되는 특수 볼트로, 기존에는 독일·일본 제품에 의존하던 부품이다. 이번 국산화로 조립 편의성과 고강도 체결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기술적 차별화를 이뤘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해당 제품은 실제 매출로 이어지며 연간 약 5000만원의 실적을 올렸고, 인도·베트남 바이어와의 수출 협의도 진행 중이다. 북구 지원사업에서 수립한 글로벌 상용화 전략을 토대로, 윤영테크는 해외구매조건부 기술개발 과제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약 6억원 규모의 원가 절감과 18억원 이상의 수주가 기대된다.
윤영테크는 현재 전국 완성차 협력사 중 유일하게 울산에 기반을 둔 자동차 볼트 전문기업이다. 전국 5곳 중 4곳이 경기도에 몰려 있어, 울산의 기술자 인력 풀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윤영테크는 필요한 인력을 경기권에서 스카우트해오고 있으며, 지역 내 금속 가공 분야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장 관리의 기본 철학은 ‘안전’이다. 윤영테크는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체 안전교육과 공정 점검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 부산 기계박람회에서는 분진이나 가스 저감 장치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향후 자동화 설비를 통한 무인 안전 공정 구축도 검토 중이다.
윤영테크의 목표는 매출 5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글로벌 중견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이 대표는 “무역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채널 다변화, 로봇 기반 공정 구축, 산업단지 내 불법 주정차 단속 같은 현장형 정책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철강을 주요 소재로 쓰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구조적 충격이 예고되고 있다. 윤영테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종윤 대표는 “철강 가격은 글로벌 정책에 따라 급변한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선 단독 대응이 어려운 문제로, 정책적 보완과 민간 대응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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