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노동역사관(관장 하부영)은 이달 5일부터 내달 5일까지 김윤삼 작가의 사진전 ‘하루’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낡은 저울 위에 놓인 두꺼운 장갑의 무게, 붉은 쇠물을 붓는 주입공의 시선, 기계를 닦는 청소원의 기름 묻은 손, 작업을 마친 노동자들이 땀과 먼지를 씻은 목욕탕 등 27점의 사진과 미디어가 전시되고 있다.
특히 사진전 ‘하루’에서는 자동차 공장의 이면과 민낯, 변화된 모습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경주 감포 출생의 김윤삼 작가는 1990년에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35년간 노동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이자 사진작가다. 그가 카메라를 처음 들게 된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노조 선전활동 때문에 사진기를 들었지만, 그는 본격적인 사진공부와 함께 울산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를 기록하고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작업을 해왔다.
김 작가는 최근 몇 년 새 자동차 엔진의 소재가 바뀌고,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 때문에 자신이 오랫동안 일했던 주철과 단조 공정이 사라지는 현장과 다른 공정으로 이동한 동료 노동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이런 첫 결과물을 모아 전시한 것이다.
김 작가는 “단순한 노동의 기록에 머물지 않으려 했다”며 “사라졌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빛이 꺼진 자리에 아직도 그들의 체온은 남아 있다. 앞으로 사라진 공정에서 이동한 노동자들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시인이기도 한 김윤삼 작가는 <고통도 자라니 꽃 되더라>(2021년)와 <붉은색 옷을 입고 간다>(2022년)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명구조원과 울산 민간환경단체인 ‘초록별지구수비대’에서 환경 활동도 하고 있다.
전시는 오전 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일·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283·1987.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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