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 울산점 ‘분점’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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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 울산점 ‘분점’ 전락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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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이 6월부터 울산동구점을 울산점 동구로 상호를 변경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1호점이자 울산의 첫 백화점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실적 악화와 상권 노후화 속 울산동구점이 ‘울산점 동구’로 분점화 수순을 밟았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 6월부로 울산동구점의 상호를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로 변경하고 본점과의 연계 운영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채널 등 온라인 안내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변경되고 있다.

울산점 동구는 지난해 기준 연매출 798억원으로 전국 68개 백화점 가운데 가장 낮은 실적을 올렸다. 특히 2023년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한 이후 ‘매출 꼴찌 점포’ 타이틀이 울산점 동구에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4073억원(27위),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2610억원(44위)을 기록했다.

울산점 동구는 한국과 울산, 세계 최고의 조선소인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1977년 7월 지역 조선소의 발전과 함께 ‘현대쇼핑센터’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울산점 동구는 현대백화점 1호점이면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현대식 유통공간이자, 현대백화점이라는 브랜드가 최초로 유통 산업에 발을 들인 지점이다.

압구정 본점 개점(1985년) 전까지 사실상 그룹의 본점 역할을 수행한 곳이다. 1995년 부산점 개점 전까지 유일한 비수도권 점포였으며, 1998년 주리원 아트리움(현 울산점) 인수 전까지는 울산 내 단일 점포였다.

2000년 8월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로 신축돼 새롭게 문을 열었지만, 지역 상권이 남구로 이동하면서 이후 점포 위상은 빠르게 약화됐다. 조선업 불황, 동구 인구 감소, 대형 할인점 확산 등이 겹치며 매출은 매년 하락세를 이어왔다. 실제 2016년 1449억원이던 매출은 2024년엔 800억원 밑까지 추락했다.

그럼에도 현대백화점은 이 점포를 쉽게 정리하지 않았다. 매출과 규모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1호점이라는 상징성과 지역성에 따라 ‘존속 운영’ 기조가 유지돼왔다.

울산점 동구의 고객 대부분은 HD현대중공업 임직원과 가족들이다. 작업복 차림의 직원들이 매장에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모습은 외부인에겐 다소 낯설지만, 동구 주민에게는 일상 그 자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점포명 변경을 계기로 브랜드 통합과 지역 밀착형 리뉴얼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점 동구만의 특화 프로모션과 본점 연계 마케팅, 온·오프라인 연동 행사 등을 통해 고객 유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칭 변경은 단순히 브랜드를 정돈한 차원을 넘어, 실적 부진 점포의 통합 관리 체계 편입을 통해 생존 동력을 이어가려는 결정”이라며 “독립 점포에서 분점으로의 전환이기 때문에 격하됐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평가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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