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수출이 구조적 의존도를 보여주는 ‘자동차·정유’ 양대 축의 부진 속에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 유가 급락, 글로벌 수요 위축 등 외부 요인이 맞물리며 수출 회복세에 제동이 걸렸다.
17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의 ‘2025년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지난달 수출은 6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수출은 1.3% 감소한 데 그쳤지만, 울산은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며 보이며 부진이 두드러졌다.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21.7%(19억6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승용차 -22.5%, 전기차 -65.6%로 낙폭이 컸고, 하이브리드차만 3.9% 증가해 방어에 나섰다. 전기차 수출의 급감은 미국 현지 생산 전환 확대와 관세 회피 전략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은 8억7000만달러로 37.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출의 경우 중국산 배터리 규제와 북미 생산 요건 강화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수출 역시 -24.5%(1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에 따른 국내 정유사 가동률 저하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제 휘발유·경유 가격은 지난해 7월 대비 각각 17~18달러 하락해 지난 5월 기준 배럴당 75~79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 하락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며 수출 물량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제품 역시 20.8%(7억달러) 줄며 정유·화학 중심 도시인 울산 경제의 취약한 수출 구조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란·이스라엘 충돌 등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수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 급등과 해상물류 비용 상승을 동반할 경우, 정유·화학 수출기업의 공급망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유럽의 환경규제 본격화 등 글로벌 무역질서의 재편도 울산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수입은 39억1000만달러로 15.2% 감소했으며, 이 중 원유 수입은 24.0%나 크게 줄었다. 무역수지는 29억2000만달러 흑자, 139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5월 수출은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 및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트럼프 관세 조치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 적극적인 통상 대응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