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최고 기온이 30℃를 훌쩍 웃돈 6일 찾은 남구 삼산동 일대. 불볕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손부채질을 하고 걸어가다 시원한 바람이 느껴져 돌아보니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는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해당 가게 외에도 화장품, 잡화점, 안경점 등 여러 매장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개문냉방 영업을 하는 가게에 들어가는 시민도 자주 보였다.
개문냉방 영업의 공통된 이유는 ‘매출’이었다. 본사의 지침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상인 A씨는 “한낮에는 가게 안이 잘 안보이니까 문을 열어놔야 사람들이 들어온다. 전기료가 많이 나와도 매출에 영향이 커 어쩔 수 없다”며 “환기 차원에서 개문냉방 영업을 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지켜보고 계속 개문냉방 영업을 하는 가게에 한해서만 단속하고 계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인 B씨는 “시민들이 편하게 가게에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뒀다”며 “본사에서 지침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냉방 영업시 전력 사용량은 1.4배, 전기요금은 1.3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여름 더위는 평년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전력 수요 역시 역대 최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기준 최대 전력 수요는 8만9209㎿로 지난해 같은 날 7만8373㎿ 대비 13.83% 증가했다.
그러나 개문냉방 영업에 대한 지자체의 단속은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에너지 수급상황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 시행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고를 내려야 지자체에서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며 “개문냉방 영업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꾸준히 홍보 및 캠페인, 계도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가게에서 문을 닫고 냉난방하면 월 1만6890원을 절약할 수 있다”며 “최근 10년간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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