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을 맞아 울산 관내 해수욕장들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바다를 즐기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5일 오전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분주하게 오픈을 준비 중인 사람들 너머로 차들이 하나둘 밀려들었다. 해변과 가장 가까운 공영주차장은 개장 30분이 지난 10시 반부터 이미 만석이었고 인근의 다른 주차장들도 금세 차들로 가득 찼다.
과거처럼 양손 가득 짐을 싸 들고 나온 피서객의 모습은 오히려 찾기 힘들었다. 파라솔과 구명보트, 튜브 등 차에 넣기도 힘들고 설치도 쉽지 않은 대형 장비들을 울주군에서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은 지난 2020년부터 방문자들의 편의를 위해 파라솔 등을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피서객들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을 즐겼다. 바다를 배경으로 파라솔 아래에서 음식을 먹거나 태닝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수영 금지구역인 해변 가장자리에는 조용히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은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손을 잡고 산책하며 한적한 분위기를 즐겼다.
해수욕장 인근 울주해양레포츠센터도 오전부터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한 이용자는 “바람이 세게 불어서 에어컨보다 시원하다”며 웃기도 했다.
점심때가 되자 사람들은 저마다 바다를 벗어나 파라솔 아래로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해변가 카페와 식당에도 사람이 몰렸다. 자전거·오토바이 라이딩 크루도 줄지어 해안도로를 가로지르며 여름을 즐겼다.
다만 모인 사람들의 수에 비해 바닷가에는 비교적 사람들이 적었다. 냉수대의 영향으로 아직 채 데워지지 못한 바닷물 온도에 일부 시민들은 “물이 차다”며 혀를 내둘렀다.
같은 날 동구의 일산해수욕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텐트 설치 구역에는 3~5개의 텐트가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었지만, 빈 곳이 더 많았다.
일산해수욕장에는 또래와 함께 해수욕장에 온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이들은 돗자리나 튜브 없이 모래 위에 가져온 가방들을 내던지고 바닷가로 뛰어들었다.
일부는 물고기를 잡겠다며 바닷가 인근 도랑을 헤집기도 했다. 동구에서 운영하는 패들 보트 체험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줄을 서는 모습도 보였다.
일산해수욕장도 마찬가지로 냉수대 주의보가 발령돼 바닷가에 들어가기보다 해변에서 무료로 제공한 모래놀이 키트를 활용해 시간을 보내는 시민이 많았다.
남구에 사는 김하은(19)씨는 “얼마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해수욕중인 사람을 보고 시원해보여 친구들을 데리고 나왔다”며 “물이 생각보다 차긴 하지만 더운 낮 시간까지는 해수욕을 하다가 이후에 요트도 타고 저녁엔 회를 먹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날이 저물면서 인근 해산물 가게나 일산회센터를 찾는 발걸음이 서서히 늘었다. 최근 유행하는 ‘야장’(야외 포장마차) 분위기를 반영하듯 해변 인근 일부 가게는 마당에 포장형 텐트를 설치하고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일산회센터에도 오후부터 손님들이 천천히 모여들었고 이들은 어둠이 내리는 바닷가를 배경 삼아 늦은 시간까지 열대야를 피해 여름밤을 즐겼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