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원 규모의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지 조성사업 첫번째 사업자 선정 결과가 이번 주 중 나올 전망이다.
RE100 산업단지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준비에 나선 울산시 역시 이번 ESS 사업 확장을 주목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100% 공급을 위해서는 유동적인 전력 공급량을 조율할 ESS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력거래소는 총 540㎿ 규모, 약 1조원에 달하는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사업자 선정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ESS 설비가 추가로 필요한 만큼 첫 사업자 선정 결과가 추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배터리 ESS 사업자 선정을 위한 평가 배점은 100점 만점에 가격 평가 60점과 비가격 평가 40점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 평가 점수 비중이 높지만, 비가격 평가 점수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인 셈이다.
이 가운데 비가격 평가 항목은 △계통 연계(안정적 전력공급 시스템 구축 역량)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설비 안전성 △기술 능력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 △사업 신뢰도 등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각각 참여한 컨소시엄들의 응찰 가격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비가격 평가 점수를 얼마나 획득하느냐가 낙찰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비가격 평가 기준 중에서도 국내 산업 기여도(24%)와 화재 및 설비 안전성(22%),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10%) 등 정성 평가 항목 3개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해 결정적인 변수로 여겨진다.
우선 안전성 측면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LG엔솔과 SK온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LG엔솔은 배터리 셀을 전량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고, 소재, 부품 등 공급망도 대부분 중국 쪽에 몰려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SK온은 후발주자로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비해 ESS용 배터리 생산 경험과 시장에서의 기술 검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삼성SDI는 삼원계(NCA)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국내 산업 기여도와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공격적으로 입찰 가격을 낮추고 자체 확보한 안전성 강화 기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재생에너지 설치량을 연간 10GW까지 확대하고 ESS 대규모 입찰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국내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입찰에서 빠진 만큼 국내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의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