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들려주는 재테크 이야기](136)변동성의 얼굴 ‘VIX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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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가 들려주는 재테크 이야기](136)변동성의 얼굴 ‘VIX 지수’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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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겸 BNK경남은행 문수로지점 PB
전쟁이 터지거나 예상치 못한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거나 혹은 금리 결정이라는 한 줄 발표만으로도 금융시장은 심하게 흔들린다.

그렇게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언론이나 애널리스트들이 입버릇처럼 꺼내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VIX’ 지수. 흔히 말하는 공포지수다.

VIX(Volatility Index)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발표한다. S&P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내재 변동성, 즉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는 변동성 수준을 수치로 나타낸다.

쉽게 말해 앞으로 한 달간 시장이 얼마나 출렁일지, 투자자들이 얼마나 불안해하는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VIX 지수는 일반적으로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전쟁, 금융위기처럼 불확실성이 급증하면 주가는 급락하고 동시에 VIX지수는 급등한다. 반대로 시장이 안정되고, 투자자들이 낙관적으로 변하면 주가는 오르고, VIX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통 VIX 지수가 10~15 수준이면 시장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평가된다. 마치 잔잔한 호수와 같은 상태다. 투자자들의 공포가 거의 없고, 주가는 천천히 우상향하거나 좁은 범위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나치게 낮은 VIX 지수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방심은 위기를 부르고 실제로 과거 금융위기 직전에도 VIX 지수가 10 이하로 떨어졌던 적이 있었다. 즉 과도한 낙관이 형성된 시장은 예기치 못한 충격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VIX 지수가 30~40 이상으로 급등하면 시장은 ‘공포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VIX 지수가 80을 넘은 적도 있었다. 그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워했고 S&P500은 폭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공포의 끝에는 기회가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VIX 지수가 40을 넘는 시점은 대체로 매수 타이밍이었고, 이후 수개월 내 강한 반등이 나타난 경우가 많았다.

VIX 지수는 금리와 연관이 있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VIX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금리가 내리면 시장은 안정을 찾아 VIX 지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금리 방향 자체보다도 예상과 실제의 차이다. 예상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시장에 충격을 주며 VIX 지수를 자극할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VIX 지수가 높으니, 주가가 무조건 떨어질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VIX 지수는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는 지표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수치로 표현한 심리 지표다. 시장이 어디로 움직일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VIX 지수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지표다. 당신은 시장의 공포를 피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기회로 바꿀 것인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투자자는 변동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변동성 속에서 싸게 사고, 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을 때 웃을 줄 안다.

VIX 지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시장의 감정을 읽는 도구다. 두려움이 극대화될 때야말로 냉정한 투자자에게 기회가 오는 시점이다. VIX 지수를 잘 활용하면 변동성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투자의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다. 이제 뉴스를 보다가 ‘VIX 지수가 급등했다’는 말이 들리면, 공포만 느끼지 말자. 그것은 어쩌면 또 다른 기회의 서막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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