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탑 이사할 자리 올해 안에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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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 이사할 자리 올해 안에 결정한다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08.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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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이 내년 초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울산 산업화의 상징물이자 지역 대표 조형물인 ‘공업탑’의 이전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시는 도시철도 1호선 선형 확보를 위해 공업탑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울산연구원의 ‘공업탑 이전 기본구상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에 이전 위치와 방식 등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시는 이번 이전을 단순한 조형물 이전으로 보지 않고, 공업탑의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다.

이전 대상은 기존 공업탑 전부 또는 주요 부재가 될 수 있으며, 위치 선정과 함께 재설계 여부도 논의 중이다.

공업탑은 1973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1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조형물로, 산업수도로서 울산이 성장한 시대적 배경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산업화의 주역으로 살아온 세대들에게는 자부심의 상징이며, 울산시민 모두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도시 유산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현재는 교통섬 한가운데 위치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주변 고층 건물들에 둘러싸여 상징성 또한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기념비적인 구조물임에도 직접 보고 체험하기 어렵다”는 불만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울산시는 △울산대공원 동문 △태화강역 광장 △번영로 사거리 등을 공업탑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이 중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이 울산연구원 용역에서 상징성과 활용도, 접근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공원 동문은 기존 공업탑 위치에서 직선거리로 약 240m 떨어져 있으며,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시민 이용률이 높고, 관광자원화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이전지로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태화강역 광장은 도심 중심부라는 입지적 강점이 있지만, 앞으로 차량기지가 들어설 계획이 있어 공업탑까지 추가되면 교통 혼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번영로 사거리는 울산 도심 진입의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인근 간선도로 및 상권과의 마찰 가능성, 공사 중 교통 통제 등의 문제가 거론되며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전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원형 그대로 이전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공업탑은 이미 일부 부재가 교체된 상태이며, 전체를 해체해 옮기는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 확보와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탑의 핵심 상징 요소만 선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재제작’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경우 울산의 산업화 역사뿐 아니라 미래 도시 비전까지 담은 새로운 공공조형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할 가능성도 크다.

시는 하반기 중 전문가 자문과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디자인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설계용역 및 공사에 약 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도시철도 1호선 공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이전 절차를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업탑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울산 산업화의 출발점이자 지역 정체성의 상징”이라며 “이전 뒤에도 그 의미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체성과 기능성, 접근성과 문화성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공간을 재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은 총 연장 10.85㎞, 정거장 15곳 규모로 계획됐으며, 공업탑사거리는 노선의 핵심 환승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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