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원금으로 불리는 지원 제도가 지난 7월2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시행하는 이 제도의 공식 명칭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다. 오늘은 ‘지원금’과 ‘쿠폰’은 영어로 어떤 의미 차이가 있는지, 또 쿠폰과 유사하게 쓰이는 ‘바우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어원과 함께 살펴본다.
먼저 쿠폰(coupon)은 ‘자르다’를 뜻하는 프랑스어 couper에서 파생해 18세기경 영어에 들어왔다. 원래는 채권의 이자를 청구할 때 잘라 제출하는 이자표를 의미했으나, 20세기 들어 ‘교환권, 할인권’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는 ‘할인 쿠폰’이 바로 이 개념이다.
바우처(voucher)는 ‘증명하다’의 뜻을 가진 라틴어 vocare에서 비롯돼 프랑스어 voucher를 거쳐 중세 영어에 유입되었다. 초기에는 ‘지출을 증명하는 서류’였으나 근대 이후에는 상품·서비스와 교환 가능한 교환권의 의미로 확장되었다. 호텔 숙박권, 식권 등을 바우처라 부른다.
두 단어를 비교하면 coupon은 소비자 할인권의 의미가 강하고, voucher는 행정적·공식적 교환권의 성격이 있다. 따라서 정부가 지급하는 민생지원금은 쿠폰보다 바우처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지원금’을 뜻하는 영어 단어로 subsidy가 있다. 이는 ‘지원군’을 의미하는 라틴어 subsidium에서 비롯되었으며, 중세 영어 시기 subsidy 형태로 정착했다. 초기에는 ‘국가가 걷는 특별 세금’의 의미였지만, 오늘날에는 정부가 개인이나 기업에 제공하는 금전적 지원·보조금 전반을 가리키며, 현금 지원도 포함된다.
요약하면, 쿠폰은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할인권, 바우처는 행정적·공적 교환권, subsidy는 현금 또는 재정 지원 자체를 의미한다. 국내 영자신문에서는 지원금을 ‘cash handout’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내는데, 이는 문자 그대로 ‘현금 배부’를 뜻한다. 그러나 이번 지원금은 현금이 통장에 입금되는 방식이 아니라, 반드시 지역 내에서 정해진 기한 안에 사용해야 하므로 ‘현금 배부’라는 표현도 완전히 정확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