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관세협상 타결후 美서 첫 수주
상태바
HD현대중공업, 관세협상 타결후 美서 첫 수주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8.07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해 울산 조선소에서 정비한다. 지난달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한국 조선업의 첫 미국 수주로 울산 조선업에도 훈풍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야드 모습. HD현대중공업·미 해상수송사령부 제공
▲ HD현대중공업이 MRO를 진행할 미 해군 7함대 소속 ‘UNUS 앨런 셰퍼드’함. HD현대중공업·미 해상수송사령부 제공
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당장 내달부터 울산 조선소에서 정비작업에 돌입한다.

이번 수주는 최근 한미간 관세협상 타결 이후 처음으로 나온 국내 조선사의 MRO 실적이다. 특히, 정부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제안한 뒤 이뤄진 첫 수주로 의미가 더욱 크다. 울산 조선업에도 훈풍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t급 화물보급함 ‘UNU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Regular Overhaul) 사업을 수주했다고 6일 밝혔다.

앨런 셰퍼드함은 길이 210m, 너비 32m, 높이 9.4m 규모로 지난 2007년 취역했다. 해군 출신으로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된 앨런 셰퍼드(Alan Shepard)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9월부터 울산 HD현대미포 인근 안벽에서 정비를 시작해 프로펠러 클리닝과 각종 탱크류 정비, 장비 검사 등을 하고, 올해 11월 미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의 모기업인 HD현대는 최근 한미 조선 협력 분위기에 발맞춰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과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미국 조선그룹사인 ECO(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는 ‘미국 상선 건조를 위한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특히 마스가 제안 이후 조선소 현대화 등에 더해 세부적인 현지 조선 인력 양성안이 주요 지원방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HD현대는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국내 전문가 파견 등을 준비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협상 전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이전 미국과 맺은 인력 양성 업무협약(MOU)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정부는 이 제시안에 근거해 미국 측에 인력 양성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양성안에는 용접 등 조선 기술 전문가를 미국으로 직접 파견해 교육하고, 미국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인턴십을 수료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에 교육기관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는 지난해 7월 미국의 조선업 재건 지원을 위해 서울대·미국 미시간대와 ‘한미 조선산업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와 서울대는 미시간대와의 공동 교육, 인턴십 프로그램 도입 등 협력 방안을 마련했고, 이 방안을 확대한 것이 정부의 협상안에 담겼다는 것이 조선업계의 해석이다.

또 HD현대는 지난 6월말에는 미시간대·MIT 등 미국 조선해양 전문가 40여명과 함께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는 등 미국과의 조선 분야 협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서도 논의된 인력 양성 방안은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2회차 행사에서 더욱 구체화될 예정으로, 논의된 내용은 한국과 미국 정부에게도 공유될 전망이다.

앞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조선업체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해군사관학교에 방문했는데, 이를 토대로 상선에 이어 특수선 분야 인재 양성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과의 함정 사업 협력에서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이지스함이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이지스함의 기본설계를 모두 주관한 국내 유일의 조선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만나 이러한 협력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미국이 관심을 가진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해서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생산성 및 기술협력 MOU를 맺은 HD현대중공업과 현지 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이 함께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선 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해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6)도시바람길숲-새이골공원
  • [현장사진]울산 태화교 인근 둔치 침수…호우경보 속 도심 곳곳 피해 속출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류인채 ‘이끼의 시간’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폭우에 단수까지…서울주 3만5천여가구 고통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4)공원이 품은 정신-해오름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