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홈플러스와 고려아연 논란…‘약탈적 사모펀드’의 두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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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홈플러스와 고려아연 논란…‘약탈적 사모펀드’의 두얼굴
  • 경상일보
  • 승인 2025.08.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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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최대 주주인 홈플러스가 자금 유동성 문제로 인해 울산 북구점과 남구점을 포함한 15개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다. 법원의 기업회생 개시 결정 후 5개월 만에 자금 압박이 심화되면서,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된 점포의 폐점을 단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울산 지역에서는 수백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고, 인근 골목 상권에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

홈플러스는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됐으며, 자금의 60%를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MBK는 경쟁력 강화를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투자나 경쟁력 강화 노력은 미미했다. 결과적으로 홈플러스는 경영 악화로 지난 3월 4일부터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약 2만2000명의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와 인수합병(M&A)을 촉구하는 대통령 호소문을 전달했지만, 끝내 폐점을 막지는 못했다.

울산 홈플러스 2곳의 폐점은 단순히 대형마트 영업 중단에 그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수백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고, 인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크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홈플러스의 경영 악화는 MBK의 단기적 이익을 추구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들은 기업 인수 후 빠르게 자금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약탈적 사모펀드’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이러한 방식은 외국계 자본이 국내 기업을 인수할 때 자주 나타난다. 경쟁력 강화를 우선하기보다 단기적 차익 실현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MBK는 영풍과 연합해 막대한 차입금으로 울산의 향토 기업이자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 하지만 ‘중국 매각설’과 ‘외국계 자본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의 여론이 악화됐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사 수 상한 안건 등으로 맞서면서 경영권 탈취 시도는 결국 좌절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적대적 M&A를 시도 중이다.

홈플러스의 폐업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기업 위기가 아니다. 이는 외국계 자본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책임을 재조명하게 만든다. MBK의 사례에서 보듯, 무리한 차입금과 기업 인수 후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한 경영 방식은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지역 경제와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사회가 협력해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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