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예술계 갈등사태, 지역 예술계 원로는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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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예술계 갈등사태, 지역 예술계 원로는 어디 있나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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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2년간 자격정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울산예총과 울산무용협회의 갈등 사태(본보 5월26일자 15면·7월21일자 11면 등)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조짐이다. 울산무용협회 내부의 문제가 울산예총과 울산무용협회 간 갈등 사태로, 이제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큰 이슈이자 난제가 된 형국이다.

울산무용협회는 자격정지 2년 결정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하며 울산예총에 재심(이의제기)을 청구했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관련 서류 제출과 재심 방법론 등을 놓고 양쪽의 의견과 생각이 달라 재심이 언제쯤 이뤄질 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양측의 첨예한 갈등 속 피해를 보는 것은 무용인 등 울산의 예술인, 나아가 울산 문화예술계 전체라는 것이다. 양측의 갈등 사태가 봉합되지 않는다면 당장 9월 중하순 중국 창춘에서 개최 예정인 울산예총 해외교류공연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해외교류공연의 주축 단체는 무용·국악·음악·연예예술인협회인데, 이 중 무용이 빠지게 되면 전체적인 공연 퀄리티가 떨어지고, 당초 계획했던 그림과 달라지는 등 반쪽짜리 공연이 될 수밖에 없다. 예년대로라면 지금쯤 출연진과 공연 레퍼토리가 확정돼 연습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울산무용협회는 해마다 개최되는 해외교류공연에 참가해 울산학춤과 처용무 등 울산과 한국의 전통 무용을 선보여 왔다.

또 9월 말께 올해 처음 개최되는 울산, 경주, 포항 3개 지자체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제1회 해오름동맹 예술인 한마당’ 행사도 영향을 받고 있다. 울산무용협회가 현 사태로 참가가 사실상 어렵게 되면서 주제 공연의 경우 울산(음악·연예예술), 경주(국악), 포항(무용) 등 3개 지자체가 결국 공연 파트를 나눠서 하는 방법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무용협회는 최근 울산시에서 열린 해오름동맹 행사 관련 지역 문화예술인단체 간담회에도 초청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 원인을 놓고 양측이 ‘네 탓 공방’을 하며 책임 소재를 서로에게 떠밀고 있는 상황에서 묵묵히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젊은 무용인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무용인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이렇게 강대강으로 가게 되면 결국 피해 보는 것은 무대에 설 수 없게 되는 우리 같은 평범한 무용인들”이라고 푸념했다.

지역 예술계 갈등 사태에 지역 원로 예술인들의 역할 부재에 대한 지적도 일고 있다. 원로 무용인들은 물론 예총 고문단 등이 나서서 사태를 적극적으로 중재하는 등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예총과 지역 예술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울산시도 방관자보다는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울산예총과 울산무용협회 등 예술인단체 내부 자성과 변화의 필요성이 높다. 특정인을 위한 단체가 아닌 전체 구성원들을 위한 단체가 돼야 하고, 소수의 목소리도 존중돼야 한다. 허술한 정관과 규약 정비도 이참에 개선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들 단체가 지역 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핵심 구성원이자 동반자로서 상생 협력과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절실해 보인다.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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