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화강역 복합환승센터, 기대효과 만큼 치밀한 준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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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화강역 복합환승센터, 기대효과 만큼 치밀한 준비도
  • 경상일보
  • 승인 2025.09.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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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태화강역 일대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도시의 미래를 여는 상징적 프로젝트다. 2033년 준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8300억원을 투자해 환승 기능과 더불어 쇼핑몰, 전시·공연장, 호텔까지 갖춘 복합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단순히 울산의 철도교통 편의를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문화·경제·관광을 아우르는 울산의 새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울산 태화강역은 이미 서울 청량리역을 잇는 ‘KTX-이음’과 동해선·중앙선 ‘ITX-마음’, 서울역을 잇는 ‘KTX-산천’(예정), 무궁화호 등 다양한 철도가 정차하는 교통의 중심지다. 여기에 2028년 수소트램, 2029년 도시철도가 더해지면 울산 도심을 관통하는 광역 교통망의 결절점으로 거듭나게 된다.

복합환승센터는 이 흐름을 한데 모아 시민 이동 편의를 높이고, 국제정원박람회장과 세계적 공연장(가칭) 등과의 연계를 통해 울산을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환승센터 입지는 삼산동 중심 상권과 맞닿아 있어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이다. 산업도시 울산이 미래형 복합도시로 전환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기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무려 90%인 7470억원을 민간에 의존하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변화나 경기 변동에 따라 사업 안정성이 흔들릴 위험을 안고 있다. 이미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가 롯데라는 대기업 참여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지연되며 시민들의 불만을 사는 전례가 있다. 민간사업자 지정부터 실행 단계까지 현실성 있는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치밀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같은 길을 반복할 수 있다.

또한 국비(415억원) 지원을 받으려면 기재부의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 예비타당성 조사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친 추진 과정에서 정치적 환경이나 경기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 교통과 문화 인프라를 아우르는 큰 그림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성이 있다.

태화강역 복합환승센터는 울산의 랜드마크로 도약할 기회이자 동시에 시험대다. 기대효과를 현실로 만들려면 행정의 철저한 계획, 민간의 창의적 참여, 시민과의 공감대가 함께해야 한다. 화려한 설계보다 중요한 것은 빈틈없는 실행이다. 울산이 교통·문화·경제가 융합된 미래형 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 처음부터 꼼꼼한 준비와 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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