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스웨덴의 헥시콘이 울산 앞바다에 대규모 투자를 확정하면서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울산시는 9일 시청 7층 접견실에서 헥시콘과 헥시콘이 100% 지분을 보유한 문무바람(주)과 함께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산업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마커스 토르 헥시콘 CEO, 주영규 문무바람 대표가 참석했다.
헥시콘은 약 1200억원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신고했으며, 총 4조4000억원을 투입해 울산 앞바다 약 70㎞ 지점에 750MW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32년으로, 국내 최초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무바람은 투자 촉진과 사업 준공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지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과 전문 인력 양성에도 협력한다.
울산시는 행정 지원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해 사업 추진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문무바람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실제 전력 판매를 목표로 한 상업적 사업이다. 울산 해역은 풍황 조건이 우수하고 수심이 깊어 부유식 풍력 방식에 최적지로 꼽힌다. 이번 투자 확정으로 실질적인 사업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헥시콘은 다중 터빈 부유체 설계 기술력을 앞세워 유럽을 비롯해 노르웨이, 스페인, 한국 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 사업을 통해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울산 앞바다에서는 총 5개 대형 프로젝트가 병행되고 있다. 울산시는 이날 헥시콘과의 LOI 체결로 5개 프로젝트 모두 LOI 체결을 마치게 됐다. 시는 지난해 반딧불이에너지(반딧불이), 해울이해상풍력발전(해울이), KF Wind, 귀신고래해상풍력발전(귀신고래)과 함께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문무바람 프로젝트는 쉘과 헥시콘이 각각 80%와 20%의 지분을 투자한 사업이었는데, 쉘이 문무바람 지분을 합작투자 파트너인 헥시콘에 전량 매각했다. 헥시콘은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후속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시 협약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전체 규모는 6.2GW에 이르며, 총 사업비는 43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시는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청정에너지 허브 도시’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추진, 유럽 투자유치 활동, RE100 실현 전략 수립 등도 병행하면서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 발전소 조성을 넘어 조선·기자재·엔지니어링 등 기존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조선사들의 부유체 제작 능력, 해양플랜트 기반시설, 항만 인프라 등은 부유식 해상풍력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두겸 시장은 “이번 협약은 울산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과 지역 산업계가 협력해 울산이 청정에너지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