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황 악화 장기화에 국내 석유화학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기업 121개사)을 설문한 ‘2025년 하반기 주요 기업 신규 채용 계획 조사’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석유화학·제품 업종 기업의 68.7%는 하반기 신규채용에 대해 ‘없거나 계획 미수립’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계획 미정이 43.7%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고, ‘채용 없음’도 25.0%에 달했다.
이처럼 석유화학 기업들이 채용에 소극적인 것은 업황 악화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제품의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불황을 겪으면서 신규 채용에 신중해진 모양새다.
신규 채용 둔화는 석유화학업종뿐만 아니라 전 산업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기업은 62.8%로 전년 동기(57.5%)보다 5.3%p 상승했다. ‘미정’은 2.0%p 하락한 38.0%, ‘없음’은 7.3%p 상승한 24.8%였다.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도 지난해보다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이 37.8%, 늘리겠다는 기업은 24.4%에 불과했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업은 37.8%였다.
채용 축소 기업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0.2%p 늘었고 확대 기업은 6.8%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6.2%)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 비용 부담 증대’(12.5%),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9.4%) 순이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전통 주력 산업은 활력을 잃고 신산업 분야 기업들도 고용을 확대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법·상법 개정으로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각종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의 고용 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