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귀 면봉으로 닦기 NO, 미지근한 바람에 건조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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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귀 면봉으로 닦기 NO, 미지근한 바람에 건조 YES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09.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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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강병철 교수가 귀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귀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기관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세상의 소리를 전해주며 우리 몸의 균형까지 맡고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러나 귀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미미해 가볍게 넘기기 쉽고 대체로 뒷전인 경우가 많다. 작은 이상을 방치하면 만성적인 문제로 악화될 수 있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응급 질환도 있기에 정기적으로 귀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강병철 교수와 귀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들과 귀를 건강하게 지키는 생활습관 등에 대해 알아본다.



◇작은 이상 방치, 만성 문제로 악화

우리는 눈이 침침해지거나 무릎이 시큰거리면 바로 병원을 찾지만 귀 건강은 대체로 뒷전이 되곤 한다. 그러나 귀 건강을 소홀히 하면 대화가 단절되고 사회적 활동이 위축되며 일상생활의 만족도도 크게 떨어진다. 실제로 청력이 저하되면 사람들은 소외감을 더 쉽게 느끼고, 우울감이나 인지 기능 저하,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귀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미미해 ‘나이가 드니 잘 안 들리는 게 당연하지’ ‘잠깐 삐 소리 나는 것은 괜찮겠지’하고 가볍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작은 이상을 방치하면 만성적인 문제로 악화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처럼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응급 질환도 있다.

귀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들에는 △난청(청력 저하) △이명 △중이염 △외이도염(수영장 귀) △메니에르병이 있다.

난청에는 나이가 들며 점차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성 난청, 시끄러운 환경에 오래 노출될 때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 갑자기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이 있다.

이명은 귀 안이나 머릿속에서 ‘삐’ ‘윙’ ‘쉬’ 같은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짧게 나타나는 이명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소리가 오래 지속되거나 강도가 커져 수면과 집중에 지장을 준다면 청력을 포함한 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이명은 난청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에 반드시 원인 진단이 필요하다.

중이염은 고막과 고막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난청이 가속화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정확히 증상을 호소하지 못할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외이도염은 여름철 수영 후 귀에 물이 고여 생기는 감염성 질환으로, 귀가 가렵거나 통증이 있을 때 방치하면 염증이 심해질 수 있기에 예방과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메니에르병은 귀 속 내림프액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어지럼증, 이명, 청력 저하, 귀 먹먹함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방치하면 청력 손실이 점차 진행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강병철 교수는 “정기적인 귀 검진은 청력 저하를 조기에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며, 보청기 착용이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며 “증상 발생 후 3일 이내 치료를 시작해야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귀는 균형 감각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유 없는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귀 검진을 받아야한다”고 당부했다.



◇보청기 착용 등 생활습관 개선을

귀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선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선 귀 파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 귀지는 먼지와 세균으로부터 귀를 지켜주는 보호막이기에 제거가 꼭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목욕 후 면봉으로 젖은 귀를 닦아내기보다 물을 털어낸 뒤 미지근한 바람의 드라이기로 30초가량 가볍게 귀를 말려 건조하는 것이 좋다.

또 이어폰 볼륨은 최대 60% 이하, 사용 시간은 한시간마다 10분 이상 쉬어주는 등 이어폰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무선 이어폰은 귀 속을 밀폐해 소리를 더욱 크게 전달하기에 장시간 사용하면 청력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통화·음악 감상 시간을 줄이고 필요할 때만 착용하며 귀에 통풍 시간을 주고 장시간 착용 후에는 귀 주변을 가볍게 마사지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공사장, 콘서트장, 클럽처럼 소음이 큰 장소에서는 귀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큰 소리는 단 한번만 노출돼도 음향외상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중이염의 주요 원인인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손 씻기와 개인 위생 관리도 생활화해야 한다.

특히 보청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나이로 인한 청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대화가 편해지고 뇌 자극에도 도움이 돼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를 늦출 수 있다. 보청기는 가격보다는 개인에게 맞는 제품을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 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병철 교수는 “귀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기관이다. 작은 이상 신호라도 놓치지 말고 정기적인 검진과 생활 속 관리로 미리 지켜야 한다”며 “귀 건강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소리를 잘 듣는 차원을 넘어 사람과의 소통, 사회적 관계, 더 나아가 건강한 삶 전체를 지키는 일이다. 소리 없는 위험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관심과 조기 관리”라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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