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車관세 10%p 역전, 현대차 대미 수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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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車관세 10%p 역전, 현대차 대미 수출 초비상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9.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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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미국 자동차 관세 차이가 ‘10%p’로 벌어지면서 현대차그룹의 대미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시장 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유럽 등으로 수출국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동부시간 기준 지난 16일 0시(한국시간 16일 오후 1시1분)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7.5%에서 15.0%로 낮췄다.

미국은 기존에 일본산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해 왔고, 여기에 25%p의 관세를 더해 인하 직전까지 27.5%를 적용했다.

이후 일본은 미·일 관세 협상 타결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고, 한국은 관세 15% 합의 이후 후속 조치에 대한 양국 이견으로, 여전히 25%로 유지 중이다.

이에 한국산 자동차와 일본산 자동차의 미 관세는 10%p차로 벌어지게 됐다. 한국차는 FTA 이후 줄곧 관세 0%를 적용받아 왔는데, 미국 시장에서 한국차 관세가 일본차보다 높은 것은 한미 FTA가 체결된 지난 2012월 3월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경쟁 상대인 일본차의 관세가 낮아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 4월 수입차 전체에 부과된 일률적 관세 25%보다 타격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경쟁 모델인 토요타 코롤라보다 80만원가량 저렴했지만, 25% 관세 부담으로 2만2125달러에서 2만7656달러로 가격이 상승해, 오히려 코롤라(2만6134달러)보다 약 1522달러 더 비싸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관세를 자체 부담하고 있지만, 장기화한다면 가격 경쟁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대미 자동차 수출이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관세 격차가 벌어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8월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달 보다 15.2% 감소한 20억97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부터 구매 보조금을 폐지한 전기차 수출은 97.4%나 급감해 판매 대수로는 164대에 그쳤다. 이에 올들어 7월까지 대미 전기차 누적 수출량도 8443대로 전년 동기(7만2579대)보다 88.4%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업계가 미국 수출 급감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는 유럽 등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럽은 탈탄소 정책에 힘입어 올 상반기 서유럽 전기차 신차 등록 비중이 15.6%에 달할 정도로 친환경차 보급률이 높아 현대차가 경쟁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기아 IR센터에 의하면 1~7월 현대차그룹의 유럽 내 차량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2% 증가한 56만9403대(현대차 25만4727대·기아 31만4676대)였다. 이중 전기차 판매량은 현대차가 46.2% 급증한 10만6720대, 기아도 51.2% 늘어난 6만1697대로 현대차그룹의 유럽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기성 완성차업체들보다 전동화 전략에 앞서 있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관세 인하 적용 전까지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만회를 노릴 수 있는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모빌리티쇼 ‘IAA 모빌리티 2025’에 전면으로 나서 전기차 신차·라인업 전체를 선보이는 등 미국 대신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최대 경쟁업체이자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도 미국 관세에 부담을 느껴 유럽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며 “전기차 캐즘을 벗어나고 있는 유럽이 한국 자동차 업계에 ‘동아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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