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 선수들과 ‘골프 좀 친다’는 아마추어 클럽 챔피언, 싱글 골퍼들의 골프백을 보면 값비싼 커스텀 퍼터나 GSS 소재의 고급 퍼터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왜일까? 기성 퍼터는 왜 잘 쓰이지 않는 걸까?
커스텀 퍼터와 기성 퍼터를 비교해보면 디자인, 헤드 소재, 퍼터 샤프트, 스트로크 시 타구감, 그립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방향성과 직진성에서도 커스텀 퍼터가 월등하다.
최근 한 고객이 “퍼터가 잘 안 된다. 똑바로 스트로크 했는데도 공이 자꾸 왼쪽으로 간다”며 찾아왔다. 점검해보니 퍼터 페이스가 제조 과정에서 미세하게 닫혀 있었다. 커스텀 퍼터인 T.P. Mills로 교체하니 타구감이 좋고 공이 똑바로 간다며 만족해했다. 처음부터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선택했다면 이런 시행착오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드라이버는 쇼, 퍼터는 곧 돈’이라는 격언이 있다. 실제로 한 라운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클럽은 드라이버가 아니라 퍼터다. 화려한 티샷이 시선을 끌 수는 있지만, 스코어를 결정짓는 건 결국 그린 위에서의 마지막 한 타다.
퍼터는 단순한 장비가 아니다. 손끝의 감각과 마음의 안정을 담아내는 섬세한 도구다.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는 과정은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평생의 동반자를 찾는 것과 같은 긴 여정이라 할 수 있다. PGA의 전설 게리 플레이어가 “골프는 곧 피팅이다”라고 말했듯,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는 것이 곧 스코어 관리의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퍼터가 ‘나에게 맞는 퍼터’일까.
첫째 헤드 형태를 확인해야 한다. 전통적인 블레이드형은 감각적인 퍼팅에 강점이 있고, 말렛형은 스트로크 안정성을 높여준다. 둘째로 길이와 로프트, 라이 각도가 자신의 키와 어드레스 자세에 맞아야 한다. 셋째, 타구감과 소리가 편안하게 느껴지는지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밸런스와 무게감이 자신의 스트로크 리듬과 잘 맞는지가 관건이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어드레스 했을 때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며 스트로크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퍼터는 자신에게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는 과정은 단순히 클럽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골프 철학과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세계 3대 명품 퍼터로 꼽히는 스코티 카메론(Scotty Cameron), 베티나르디(Bettinardi), T.P. Mills는 장인의 기술과 철학을 바탕으로 퍼터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그중에서도 T.P. Mills는 1960년대부터 이어져 온 장인정신으로 독보적 존재감을 지켜왔다.
T.P. Mills 퍼터는 대량 생산 대신 수작업을 고집한다. 장인이 직접 쇠를 다듬고 마무리해 완성하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작품’에 가깝다. 미세한 페이스 가공과 균형 잡힌 무게 배분은 스트로크 시 손에 전해지는 부드러운 타구감과 안정적인 공의 구름으로 이어지며, 퍼터를 쥐는 순간 골퍼와 하나 되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선사한다.
스코어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퍼팅 실력을 높이는 것이다. 예컨대 갤럭시아 골프연습장의 ‘투어펏’ 같은 전문 퍼팅 연습장을 활용하면, 퍼팅 그린의 경사와 라이를 직접 읽는 연습을 통해 실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퍼팅의 출발점은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는 데 있다. 퍼터는 그린 위에서 스코어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열쇠다.
윤성원 골프 피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