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RE100 산단으로 울산 미래 열고 CF100으로 균형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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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RE100 산단으로 울산 미래 열고 CF100으로 균형 잡아야
  • 경상일보
  • 승인 2025.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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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는 ‘RE100 산업단지 추진 TF’를 구성해서 연말까지 조성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RE100 산업단지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입주 기업의 RE100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는 산업단지로, 새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국정과제로 떠오른 아이템이다. 발표에 덧붙여 대통령실은 올해 안에 특별법을 제정, 서남권과 울산을 후보지로 정하고 산단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역 균형발전과 에너지전환을 동시에 이룰 기회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이 대한민국 산업 지도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중대한 정책이라고 여기는 나는 이 기회를 반드시 울산이 선점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RE100이란 용어는 영문 약어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여기에다 RE100을 얘기할 때면 심심찮게 등장하는 CF100이란 용어도 있어 더 헷갈리기 쉽다. RE100은 ‘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어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Carbon Free 100%’의 약어인 CF100은 재생에너지에 더해 원자력이나 청정수소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다양한 에너지원까지 포함해 100% 무탄소 전력을 달성하자는 개념이다.

울산이 RE100 산단 후보지로 갖는 강점은 분명하다. 첫째,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울산 앞바다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6.2GW, 42조원 규모)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2031년까지 완공되면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둘째,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도 울산은 확실한 앵커를 보유한다. SK와 AWS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약 7조원이 투자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막대한 전력 수요를 동반한다.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자리 잡은 울산은 RE100 산단의 최적지다. 셋째, 울산은 기존 산업 인프라와 항만, 조선·자동차·화학 산업이 집적된 도시다. 여기에 RE100 산단이 더해지면 기존 제조업 기반 위에 신재생·AI·배터리 산업이 융합되며 지역경제 구조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다. 탄소중립을 향한 울산의 도약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교육·연구 기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 과제도 무겁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間歇性)과 계통 불안정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태양은 밤에는 빛나지 않고, 바람은 일정치 않다.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려면 반드시 ESS(에너지저장장치), HVDC(초고압직류송전), 수요반응 관리 등 전력망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울산이 RE100 산단으로 지정되면, 이런 기술적 보완책을 선도적으로 실증·확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원전이나 청정수소 등 CF100 요소를 배제한 채 오직 재생에너지로만 모든 전력을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24시간 안정적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같은 첨단산업은 더 그렇다. 따라서 RE100 산단은 원칙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되, 국가적 차원에서는 CF100의 보완적 요소를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 울산은 배터리 산업과 수소경제의 중심지로, RE100과 CF100을 동시에 실험하고 결합할 최적지이기도 하다.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특별법에는 해상풍력 연계 전력의 우선 공급, 항만·송전 인프라 지원, 정주여건 개선과 세제 혜택 등이 담겨야 한다. 무엇보다 산단 입주를 희망하는 글로벌 기업과 조기에 MOU를 체결해 전력수급 및 재생에너지 직거래(PPA)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해상풍력 조성 과정에서 어업인과 지역 주민을 위한 이익공유제와 지역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등도 병행해야 한다.

울산이 RE100 산단으로 지정되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불어올 것이다. 재생에너지 공급망 구축과 함께 첨단산업이 집적되면 전통적인 공업도시를 넘어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나아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는 국가 전략에도 기여하게 된다.

울산은 풍부한 재생자원과 막대한 수요, 전통 산업 기반까지 모두 갖춘 드문 도시다. 이 기회를 잡는다면 대한민국의 에너지·산업 지형을 바꾸는 전환점에 선착할 수 있다. 필자는 울산이 RE100 산단의 최적지임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CF100이라는 균형 있는 대안 역시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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