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동구는 울산 5개 구·군 중에서도 대왕암공원을 중심으로 한 해송림의 보존 가치가 큰 지역이다. 관광 자원과도 직결되는 만큼 재선충 피해에 대한 경계가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동구의 방제는 북구와 맞닿은 주전·마골산 지구가 1순위, 염포·봉대산 지구가 2순위였다. 동구는 재선충병의 확실한 차단을 위해 이례적으로 관할을 넘어 북구까지 직접 방제에 나서기도 했다.
이 덕분에 동구의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 전체 감염목이 16만그루에 달했지만 동구는 약 850그루로 울산 전체의 0.5%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2순위 관리 지역인 염포산터널 부근에서 붉게 변색한 고사목이 다수 확인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동구는 지난해 여름 이미 감염된 소나무들이 올해 9월 들어 증상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재선충병 특성상 잠복기를 거쳐 피해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만큼 확산 우려가 크다는 판단이다.
동구는 우선 이달 말부터 용역을 투입해 고사목 제거 작업에 나선다. 이어 내년부터는 관리 우선순위를 조정해 대왕암공원 일원을 1순위 지역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왕암공원은 관광 자원으로서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산림청이 일반적으로 권고하는 활엽수 전환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어 선제적인 예방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동구의 판단이다.
동구는 2년마다 나무주사를 놓고 가지치기를 진행하며 조금이라도 고사 조짐이 보이면 즉시 벌채하는 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10월 기준으로 대왕암공원 내 해송은 아직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공원 주변으로 산림들이 분포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대왕암공원 해송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자 문화적 상징”이라며 “숲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감염 우려가 있는 나무는 벌채하고 선제적인 예방과 방제를 철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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