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혐의자 송환 지연…피해확산 우려
상태바
캄보디아 범죄 혐의자 송환 지연…피해확산 우려
  • 이다예 기자
  • 승인 2025.10.15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에서 캄보디아발 범죄수익 ‘세탁책’이 검거(본보 10월14일자 5면)되는 등 최근 캄보디아발 한국인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국외에 본거지를 둔 조직원들의 국내 송환이 지연돼 수사당국이 속을 태우고 있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경찰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의 범죄 혐의자 83명을 특정하고 54명을 검거하는 등 캄보디아발 범죄 수사망을 바짝 좁히고 있다.

이 중 34명은 구속기소돼 일부는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20명 중 18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고, 2명은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9명은 아직 검거 전으로 캄보디아 현지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현지 체류 중인 범죄 혐의자들에 대해 인터폴 수배까지 내렸지만, 국내 송환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120억원대 로맨스스캠을 벌인 한국인 A씨 부부의 국내 송환은 수개월째 ‘깜깜이’ 상태다. 국내 송환을 위해 경찰은 A씨 부부 등 주범 4명에 대해서는 은색수배도 내렸다.

이처럼 경찰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도 국내 송환 절차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외교적 문제 등 여러 사정이 얽히고설킨 탓으로 분석된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내에 있는 자국 반정부 인사 ‘부트 비차이’의 송환을 맞교환 조건으로 내세우며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국 정치 체제를 비판하는 콘텐츠를 올리는 인물로 알려진 부트 비차이는 한국 정부에 난민 지위 신청을 했다. 법적으로 난민 신청자는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체류 자격이 보장된다. 한국과 캄보디아 간에는 정치범을 인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탓에 캄보디아 당국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구금돼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A씨 부부는 최근 다시 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가 풀려난 시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국내 송환 협의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현지 경찰과의 뒷돈 거래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A씨 부부는 올해 2월 초 현지에서 체포된 뒤 지난 6월 초 한 차례 석방됐다가 우리나라 법무부가 지난 7월 말 수사 인력을 보내 현지 경찰과 함께 다시 체포해 구금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여명을 상대로 120억원을 뜯어냈으며 가상화폐나 상품권 매매 등을 통해 현금화했다. 피해자는 중소기업 대표, 주부, 노인, 장애인 등 다양하며 적게는 200만원부터 많게는 8억8000만원까지 뜯겼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국내 송환을 위해 인터폴 수배 등 모든 방안을 강구 중이다. 빨리 송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특집]추석 황금연휴, 울산에서 놀자
  • 3대 대형마트 추석당일에도 영업, 백화점은 추석 전후 이틀간 휴무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13)유익한 지름길-청구뜰공원
  • 울산 여야, 차기 시장선거 준비체제 전환
  •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들녘
  • 한가위 보름달, 구름사이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