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복합환승센터 포기에 일대 투자자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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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복합환승센터 포기에 일대 투자자 ‘부글’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10.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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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가 지난 10년간 끌어온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공식적으로 철회하자, 복합환승센터 건립만을 믿고 버텨왔던 상가 투자자와 공인중개사 등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전경. 김도현기자 do@ksilbo.co.kr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인 걸) 알면서도 롯데가 원망스럽습니다.”

롯데가 지난 10년간 끌어온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이하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공식적으로 철회하자, 복합환승센터 건립만을 믿고 버텨왔던 상가 투자자와 공인중개사 등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동 인구 증가를 기대하며 몰려들었던 투자자들은 ‘희망 고문’의 끝을 마주하고 어떻게든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몇 년 사이 소비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14일 찾은 KTX울산역 일원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텅 빈 점포가 줄지어 이어졌고, 곳곳에는 임대인을 찾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부동산 업계 역시 무거운 얼굴로 휴대전화를 붙잡고 상담을 이어갔다.

송성희 공인중개사는 “다들 초상집 분위기다. 3억~4억원에 임대되던 상가가 사업 지연으로 인기가 서서히 식으면서 이제는 절반에도 찾는 사람이 없다. 롯데가 안 하더라도 누군가가 하지 않을까 희망고문 중”이라며 “부동산 업계도 현상 유지가 어려워 다들 투잡, 쓰리잡을 뛰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역시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투자자 A씨는 “그간 상가 대출 원금 절반 이상을 갚았지만, 남은 금액보다 경매가가 더 싼 상황”이라며 “출구가 없다. (사업을 끌다가 포기한) 롯데가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롯데가 등을 돌린 가운데 ITX 이음 등의 개통으로 태화강역 이용객이 늘면서, 울산역 이용객은 감소하는 등 상권 회복의 기대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롯데가 떠난 자리에 상권이 아니라 공동화 현상만 남았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김미선 공인중개사는 “(이 지역은) 집합건물 상가가 다수다 보니 면적이 작고 호실마다 주인이 모두 달라, 높은 월세를 맞출 수 있는 업종이 몇 개 없는 게 현실이다. 온라인 대비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이 급감한 뒤로 투자 매력이 없다”며 “롯데가 센터 부지를 시에 반납한다고 하던데, 이후 지구단위를 풀어 재매각하는 방안만이 그나마 가능한 출구전략이다”고 지적했다.

송인칠 공인중개사는 “롯데가 10년 전 매입 가격에 되판다고 하는데, 그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보전 성격으로 전액 기부채납하고 떠나야 한다”며 “투자자와 관계자들이 포함된 KTX울산역 역세권 발전협의회에서 롯데에 대한 손해 배상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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