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울산시의회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 5박7일간 공무 국외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을 놓고 여러 지적과 관심이 있었지만, 출장 과정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또 이를 어떻게 의정 활동에 반영할지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울산시의원 연구단체 울산지역경제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연구회를 이끌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강화, 지역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연구 등에 힘써왔다.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 조례, 빅데이터활용 생태계 조성조례, 첨단모빌리티산업 육성조례를 만들며 울산 미래를 대비한 활동을 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년창업,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성장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와 입법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소상공인·전통시장 상인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세무·노무·마케팅·자금 상담을 해 주는 ‘찾아가는 컨설팅’ 사업을 제안하고 실행시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번 출장은 이런 활동의 연장선에서 청년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답을 얻어보려는 시도였다.
출장 업무는 기관 방문부터 시작됐다. 평소 관심을 가졌던 주요 기관들이어서 그곳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 두바이 상공회의소는 세계의 스타트업과 기업을 유치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창구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울산의 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뿐 아니라 AI·데이터 산업이 두바이를 거점 삼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논의했다. 코트라 무역관과 중소기업진흥공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에서는 청년창업과 해외취업 지원, 스마트팜 기반 농식품 수출 확대 전략 등 관심사를 집중 질의하고 의견을 나눴다. 젊은 울산 인재와 중소기업이 두바이 시장에 도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넓은 시장에 도전할 방법을 찾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두바이 국립 자예드대학교와의 교류 협의는 인상적이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혁신에 강점을 가진 자예드대는 울산 지역 대학과의 학생교환, 공동연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조선·자동차 산업 현장에서의 실습 기회, AI·바이오 분야 연구 협력, 인턴십 프로그램 같은 구체적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역 대학생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기회이자, 울산 산업의 미래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UAE의 인적 구조도 눈여겨 본 부분이었다. UAE 전체 인구 중 자국민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도심의 금융·무역 분야에는 서구와 아시아 각국에서 온 고급 인력이 상주했는데, 건설·운송·청소·경비 같은 육체노동은 인근 아프리카·동남아·남아시아 출신 노동자가 맡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며 한국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청년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실제로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활약하는 몇몇 한국 젊은이를 만나면서 울산 청년들이 해외에서 찾을 기회의 문은 생각보다 넓게 열려 있다는 사실을 느끼기도 했다. 필자는 UAE가 우리 청년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무대, 곧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현지에서 얻은 정보와 네트워크를 토대로, 우리 기업과 청년이 더 큰 세상으로 날아오를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쓸 생각이다. 출장지에서 울산 청년에게 해외 창업·취업 기회를 넓히는 방안, 지역 기업의 글로벌네트워크 진입을 위한 지원, 스마트시티와 친환경 산업단지 모델의 접목 등을 깊이 고민했다. 현장에서 얻은 자료와 아이디어는 연구회 활동과 조례 발의, 정책 제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민 세금으로 이뤄진 출장에 대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출장의 정당성에 의문을 가진 분이 많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 경험을 어떻게 울산 발전으로 연결하느냐일 것이다. 출장에서 얻은 교훈을 지역 정책에 반영해 시민에게 실제 결과로 돌려드리는 일이 내 역할이다. 꼭 그렇게 할 것이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울산의 미래 전략을 더 체계적으로 준비하려 한다. 시민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하는 일은 시의원의 책무다. 이번 출장은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말씀드린다. 앞으로도 지역 경제와 시민의 삶을 위한 성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가서 공부하고 체험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생각이다.
천미경 울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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