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시기 코치의 외침이 울려 퍼질 때마다 울산스포츠과학고 3학년 한주희는 숨을 고르고 바벨을 움켜쥐었다.
지난 17일 부산 남구 국민체육센터 2관.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59㎏급 무대에서 한주희가 인상·용상·합계 3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한주희는 인상 84㎏, 용상 102㎏으로 합계 186㎏을 들어올리며, 지난해 용상·합계 2관왕에 이어 올해는 금메달 3개를 동시에 목에 걸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함성 속에서 그는 바벨을 높이 들었다가 내리며 고등부 마지막 전국체전을 금빛으로 마무리했다.
인상 첫 시기부터 한주희는 참가자 중 가장 무거운 82㎏을 선택했다.
힘차게 바벨을 들어 올린 순간, 객석에서는 “와!” 하는 탄성과 박수가 터졌다. 이어 2차 시기 84㎏을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3차에서는 대회 신기록인 87㎏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3㎏을 늘린 값진 기록이었다.
용상에서도 기세는 이어졌다. 3차 시기까지 누구도 100㎏을 넘기지 못한 상황에서 그는 1차 시기부터 100㎏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2차에서는 102㎏을 성공하며 경쟁자들을 완전히 따돌렸다.
시상대에 오른 한주희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3차 시기를 놓쳐서 아쉽기도 했고, 동시에 후련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터졌다”며 “기대했던 만큼 기록을 세우지 못해 아쉽지만 안 다치고 끝나서 다행이다. 고등학교 마지막 전국체전이라 부담이 컸는데, 정현종 코치님이 ‘할 수 있다’고 계속 응원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역도를 시작한 그는 언니와 오빠 모두가 역도선수 출신이다. 가족의 영향을 받아 역도에 입문한 한주희는 이제 울산을 대표하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송진가루가 가득 묻고 반창고가 감긴 그의 손가락 끝에는 반짝이는 네일아트가 눈에 띄었다. 고된 연습으로 손톱이 자주 깨져 보호용으로 해둔 것이었지만, 투박한 역도의 세계 속에서도 또래 소녀의 모습이 스쳤다.
한주희는 “언젠가 꼭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다. 나라를 빛내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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