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구 삼호교에 대한 긴급 정밀안전진단 결과, 상판 침하의 직접적인 원인은 일부 교각의 보호공이 소실된 데 있었다.
특히 교각을 지탱하는 하부 지지구조물(콘크리트 및 목재 말뚝) 거푸집이 폭우로 불어난 물살에 의해 탈락되면서 상부 교각이 아래로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각 자체에서도 균열이 일부 관찰됐다. 시는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태화강 수위가 급상승하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교각의 침식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폭우가 내린 당시, 구 삼호교의 상판 일부가 붕괴되며 침하해 다리 중앙이 V자 형태로 꺾였고,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이번 정밀안전진단은 침하가 발생한 상판 구간 27m에 설치된 4개 교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시는 해당 용역 결과를 국가유산청에 제출했으며, 현재는 전 구간(총연장 230m)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협의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시와 중구는 내년도 국가예산을 확보해 정밀안전진단과 실시설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가유산청도 구 삼호교의 전면 안전진단 및 보수 필요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삼호교는 지난 2004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1924년 건설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울산 최초의 근대식 교량이다. 보존 가치가 높지만, 오랜 세월을 버틴 만큼 노후화가 상당해 추가적인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는 이번 기회에 교량 전 구간에 대해 정밀 진단을 실시해 추가 위험 요소를 조기에 파악하고, 보수·보강 방안을 마련해 2차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등록문화유산은 지정문화재보다 현상 변경 등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만큼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일부 구간에는 최신 공법을 도입한 구조 보강도 검토 중이다.
시는 전 구간 정밀안전진단을 포함한 보수 공정 전체에 약 3~5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가예산 확보 일정과 기후 및 태화강 수위 등 환경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시는 정밀안전진단 완료 이후 구 삼호교의 역사성과 구조적 특성을 감안해 복원 및 보강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침하 구간 외에도 다른 교각들에서도 보호공이 훼손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전 구간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이 필요하다”며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와 시민의 안전을 모두 고려해 단계적으로 보수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