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술로 소파·매트리스 속 쿠션재부터 옷감, 생수병에 이르기까지 일상 곳곳에 쓰이는 원료인 ‘프로필렌 옥사이드’를 깨끗하고 저렴하게 생산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곽자훈·장지욱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과 조성준 전남대 교수 연구진은 전기나 태양광 없이 자가 구동 방식으로 프로필렌 옥사이드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프로필렌 옥사이드는 프로필렌을 산화시켜 만드는 물질로, 폴리우레탄·폴리에스터·글리콜 등 다양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기초 원료로 쓰인다.
문제는 생산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산화제인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데 많은 에너지와 오염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스스로 과산화수소를 만들어 쓰는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산소와 포름알데히드의 전기화학 반응을 이용했는데 두 반응의 에너지 차이를 정교하게 조절해 외부 전기 없이도 자연스럽게 반응이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과산화수소는 프로필렌과 반응해 곧바로 프로필렌 옥사이드로 전환된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과산화수소 공정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거나, 별도의 전력 공급이 필요하지만 이번 시스템은 완전한 ‘무전기·무탄소’ 반응으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성 분석에서도 장점이 뚜렷했다.
현재 상용화된 공정 대비 생산 단가를 약 8%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고온·고압 설비, 복잡한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어 설비비와 운전비를 크게 아낄 수 있고, 현장에서 과산화수소를 직접 만들어 쓰기 때문에 운송·저장비용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곽 교수는 “이번 성과는 제올라이트 촉매의 오랜 기술적 한계를 넘어선 사례”라며 “화학 산업을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바꾸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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