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주력 산업인 제조업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기계로봇장비분야 산업기술개발사업(AI팩토리 사업)’ 공모에서 자동차, 조선, 건설기계 등 3개 과제가 선정됐다. 지난해에 자동차·조선 분야 2건이 선정된 데 이어, 올해 다시 3건이 추가되면서 울산은 명실상부한 AI 제조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3개 과제는 국비 196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412억원 규모로, 자동차·조선·건설기계 분야의 AI 기반 핵심기술 개발이 골자다.
자동차 분야의 ‘AI 기반 가변형 셀 조립 자율생산 체계’ 개발은 다차종 생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미래형 생산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는 AI 기반 셀 방식으로 셔틀라인을 바꾸어 다차종 생산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시도다.
조선 분야에서는 ‘AI 기반 함정정비 자율작업 로봇 시스템’이 추진된다. 함정의 부착물 제거 및 도장 작업 등 고위험 공정을 로봇이 대신 수행함으로써 작업자 안전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목표다.
또 건설기계 분야의 ‘로봇용접 및 AI 기반 영상 비파괴 검사(PAUT) 복합 검사 체계’ 개발은 AI 영상 분석과 첨단 비파괴 검사 기술을 결합해 제품 품질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국책 과제 선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울산은 대규모 AI 인프라 유치 경쟁에 치우치기보다, 탄탄한 전통 제조업 기반 위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현장에서 실증하는 ‘내실형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중앙정부가 추진 중인 ‘AI 자율제조 500개 공장 확산’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도전 과제도 명확하다. 기술 개발과 실증이 성공하더라도, 중소기업 확산 한계, 전문 인력 수급 문제, 산업 생태계 조성의 속도 등이 현실적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울산이 AI 제조혁신 수도로 자리매김하려면 산·학·연·관 협력과 정책적 지원이 긴밀하게 맞물려야 한다.
울산시의 진단처럼 이번 국책 과제 선정은 지역 주력 산업의 AI 전환을 본격화하는 전환점이다. AI 기술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지역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차세대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통 제조업 도시 울산이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하며 ‘AI 제조혁신 수도’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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