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라이즈 힙합 라운지’다. 울산과학대 물리치료과·치위생과 학생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는 지역주민을 위한 올바른 테이핑 방법과 칫솔질 교육이 한창이었다. 같은 시간, 일산해수욕장 상설무대가 있는 ‘BOOM ZONE’에서는 DJ파티와 랜덤플레이 댄스, 랩 무대가 이어지며 해수욕장 전체가 열기로 가득 찼다.
오후 3시, 중앙광장 격인 ‘MOVE ZONE'에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댄서들이 모인 가운데 ‘스트릿댄스 배틀’이 시작됐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배틀이 열리자 관객석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빽빽해졌다. 대부분 인근을 산책 중이던 방문객들이었지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에 맞춰 손뼉을 치며 대결을 즐겼다.
한 관람객은 “배틀 문화를 잘 몰랐는데 보다보니 너무 재밌다”며 “이제 팬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울산 출신 댄서팀의 깜짝 공연도 이어져 환호가 터졌다.
오후 7시가 되자 청년광장에서는 거대한 깃발 퍼포먼스와 함께 기념식이 시작됐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이후 이어진 주민 참여 무대인 퍼레이드였다. 동구 곳곳에서 모인 8개 팀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연습해온 춤을 선보였다. 초등학생팀부터 시니어팀까지 240여명이 참여해 무대를 완성했다.
이날 우승은 지역 직장인·자영업자로 구성된 ‘유니댄스’팀이 차지했다. 땀에 젖은 참가자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 청년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기획했다. 특히 주민 퍼레이드는 동구에서 활동 중인 청년 예술가들이 강사로 나서 주민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연습을 이끌었다. 많은 팀들이 부족한 연습실을 수소문해가며 연습했고 지난달 울산공업축제 무대에서도 짧은 사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동구 관계자는 “조선업 도시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동구는 지역 출신의 세계적인 댄서들이 많고 매년 전국 규모 스트릿댄스대회도 열린다”며 “이번 힙합페스티벌은 20년 넘게 이어온 지역 춤문화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대왕암힙합페스티벌에 보내주신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다양한 청년 문화를 활성화해 지역이 새롭게 생동하고 동구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는 지역 대표 청년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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