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부터 내년 5월31일까지 총 180억원을 투입해 11만3000그루의 감염목을 제거하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울산 전역의 방제 대상 소나무는 약 27만7000그루로, 지난해 하반기 25만4000그루에서 1년 새 2만여그루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8만4000그루를 방제하는 데 380억원(국비·시비·구군비 포함)이 투입됐지만, 추가 감염목이 늘어 올해도 대규모 예산이 추가로 필요해진 것이다.
시가 추산한 올해 기준 전체 감염목 제거에 필요한 예산은 약 443억원으로, 내년 5월까지 180억원을 투입하더라도 최소 260억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시는 내년도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해 산림청과 국비 지원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2017년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후 온난화로 매개충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며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봄철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솔수염하늘소의 조기 우화(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변화) 현상이 발생, 감염 시기가 당겨지고 확산 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시는 지난해 정부 당국에 피해 현황과 방제 실태를 보고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 강화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재해대책비 등을 추가 확보해 방제 구역을 확대했으며, 특히 울주군이 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자체 부담하면서 더 넓은 지역에서 집중 방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염목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매년 수백억원을 들여 수십만 그루를 제거해도 그 이상의 소나무가 새로 감염되는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소나무 생육 환경이 악화되고, 봄철 고온 현상으로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앞당겨지며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상 기후로 인해 감염목의 증가 속도와 확산 범위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내년까지 가시권과 도심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방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재선충병은 도로변 바람을 타고 퍼지는 특성이 있는 만큼 도심 주변과 접근성이 높은 구역부터 집중적으로 방제하는 것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0월31일 열린 월간업무회의에서도 재선충병 방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시장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은 시민 안전과 도시 경관에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현안”이라며 “방제에 만전을 기하고,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대신 활엽수로의 수종 전환에도 속도를 내달라”고 지시했다.
시는 산주와의 협의를 통해 생태적 안정성과 경제적 가치를 함께 고려한 숲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년 새 감염목의 30%를 제거했다”며 “내년 상반기엔 감염목의 70% 이상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로 잔여 감염목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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