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발열성 질환]가을 나들이철, 불청객 ‘진드기’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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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발열성 질환]가을 나들이철, 불청객 ‘진드기’ 주의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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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는 가을철 발열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시 긴 옷을 입고 진드기 퇴치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가을은 다양한 감염병에 노출될 수 있는 계절이다. 기온이 낮아지고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감염병을 일으키는 매개체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이나 등산, 실외스포츠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쯔쯔가무시 등 발열성 질환 감염 위험이 더욱 높아져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와 가을철 발열성 질환의 종류와 증상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쯔쯔가무시증 등 9~11월에 집중 발생

가을철 발열성 질환은 쯔쯔가무시 증후군,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같은 질환들을 일컫는다. 발열과 두통 등 전신증상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2024년 쯔쯔가무시 증후군과 같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의 74.3%가 9~11월에 발생했다.

쯔쯔가무시 증후군은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병으로 진드기에 물리고 나서 대략 1~2주 정도의 잠복기가 지난 후 발열, 두통, 발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몸통과 사지에 평평하거나 살짝 솟아 있는 형태의 암적색 발진이 관찰되며 진드기 유충이 피를 빨아먹은 자리에는 흔히 딱지라 부르는 가피가 동반된 궤양이 나타난다. 구역감, 구토, 설사 등 위장관계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일부 환자들은 폐에 염증, 고름 등이 생기거나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한다.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는 “풀밭이나 숲 등 진드기에 노출될 만한 환경에 방문한 적 있고 발열, 발진, 특징적인 궤양이 보이는 경우에는 쯔쯔가무시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며 “쯔쯔가무시 증후군은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 최대한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일 내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뇌수막염 등 합병증이 올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법정 제3급 감염병으로 급성 발열, 요통과 출혈, 신부전을 초래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를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등줄쥐나 집쥐의 대소변, 타액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전파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거나, 상처·점막을 통해 감염된다. 잠복기는 평균 2~3주 정도로 감염 초기에는 갑자기 발생하는 고열과 심한 두통, 오한, 식욕부진, 권태감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 이 때 복통과 요통, 얼굴과 몸통에 불긋하게 부어오르는 현상인 발적이나, 피부 밑에 출혈이 보이는 출혈반이 발생한다.

박경현 전문의는 “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소변량이 줄고 소변에 단백질이나 혈액이 섞여 나오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병이 더 진행되면 갑작스레 소변량이 늘어 심한 탈수와 쇼크, 심하면 폐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증후군출혈열을 진단하기 위해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이나 소변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거나 급성기와 회복기 혈청을 1주 간격으로 검사해 수치를 보는 혈청학적 검사 방법을 통해 확진하게 된다.



◇야외활동시 긴 옷 입고 진드기 퇴치제

렙토스피라증은 쥐나 가축의 대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흙을 통해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피부의 상처나 점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야외활동을 하면서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농부나 군인, 가축을 많이 보는 수의사 같은 직업군에서 많이 발생하며,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에 유행성으로 번지거나, 렙토스피라증이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연중 무관하게 산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잠복기는 1~2주 정도로 마찬가지로 갑작스런 고열, 두통, 오한, 심한 근육통 등의 전신증상과 수막염, 피부나 점막하 출혈, 황달, 신부전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전체 사망률은 낮은 편이지만 연령이 올라갈수록 사망률이 증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렙토스피라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증후군출혈열과 마찬가지로 혈액이나 소변에서 균을 검출하는 배양검사와 혈청 반응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앞서 설명한 발열성 질환들과 수막염, 뇌염 등도 모두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이런 질환들을 잘 구별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혈청학적인 검사가 도움이 된다.

박 전문의는 “렙토스피라증 역시 정해진 치료법이 있는 것은 아니나 초기에 항생제를 사용할 경우 증상이 보이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며 ”렙토스피라증이 심하거나 방치하는 경우 합병증으로 장기부전으로까지 발전해 위독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을철 발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 전문의는 “쯔쯔가무시 증후군의 경우 피부에 진드기가 달라붙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긴 옷을 입고 진드기 퇴치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며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은 모두 설치류의 배설물로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면 발병하는 만큼 개인 차원의 방역과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대한 오염된 토양이나 하천 등에 직접 닿지 않도록 긴 옷과 장화 등을 착용하고, 풀밭에 눕는 등의 행위는 지양해야한다. 활동을 마친 뒤에는 흐르는 물에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만약 야외활동 후 발열 등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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