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 등 버려진 것들을 대상으로 한 이색 사진 작품과 태화강 국가정원의 사계절을 기록한 두 개의 서로 다른 주제의 사진 전시회가 잇따라 마련돼 눈길을 끈다.
◇권일 14일까지 사진전
자신만의 사진예술을 구축해오고 있는 권일 작가 개인전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울산 남구 삼산동 카페온(월평로 191)에서 열리고 있다.
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폐비닐에 자연광을 투과시켜 창조해낸 화면을 비롯해 작품에 유리나 투명아크릴 등을 덧대지 않은 작품 등 초대형(173×130㎝)과 소형을 합쳐 모두 22점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수력원자력 갤러리 초대전에 이어 두 번째 개인전이다.
‘야성(野性)의 문장(文章) 시리즈’로 명명된 전시는 두 섹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7일까지는 권일 작가의 개인전으로 진행되고, 8일부터는 권 작가의 지인인 강애진, 문혜란, 변규현, 서란희, 윤옥란, 제보영 작가와 초등학교 5학년 최찬진 군의 추상적인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권일의 사진에서 폐비닐은 단순한 촬영 대상이 아니다. 작가는 버려진 사물 속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실험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사진을 개척했다.
권 작가는 “비닐은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 문명과 자연이 서로를 관통하는 경계의 막이자, 죽음과 생명, 더러움과 아름다움이 동시에 드러나는 성스러운 장이 된다”고 말했다. 문의 010·5297·3570.
◇서영화 8일까지 첫 개인전
울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영화 사진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이달 3일부터 8일까지 울산북구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사계’ 타이틀의 이번 전시에서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사계절을 작가의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공업도시로 알려진 울산의 도시적 이미지 속에서도 살아 숨쉬는 자연의 온기를 발견하고자 한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과거 ‘공업도시 울산’의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 새벽의 안개, 봄의 꽃양귀비, 여름의 강빛, 가을의 억새, 겨울의 고요함까지 자연이 스스로의 리듬으로 회복해가는 과정을 작가는 따뜻하게 기록했다.
서영화 작가는 매일 새벽 운동을 하며 마주한 국가정원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 안에서 계절이 건네는 시간의 결, 빛의 흐름을 섬세하게 기록했다.
서 작가는 “태화강변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후, 도시 속에도 이렇게 깊은 숨결의 자연이 있음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그는 “사진이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 쉬게 하고, 서로의 감정을 잇는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문의 241·7350.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