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시작된 FFD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다큐멘터리를 예술적 표현이자 지식의 생태계로 확장하고자 노력해왔다. 올해는 이달 20일부터 29일까지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열린다. 매년 전 세계의 창작자와 관객이 모여 다큐멘터리를 매개로 사회·문화적 담론을 나누는 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FFD에서는 △‘꽝’(감독 유소영) △‘누룩의 시간’(감독 박민경·문혜정·김영효)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감독 배은정·이지연·안예진·엄유미) △‘울산 독수리’(감독 박성진·김은영) 등 4편이 상영된다. ‘꽝’ ‘누룩의 시간’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의 감독들은 영화제 기간 중 현장을 방문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현지 관객과 교류할 예정이다. 또한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정진 프로그래머는 단편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초청되어 FFD의 공식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움프 쇼케이스(UMFF Showcase)’로 소개되는 이번 특별전의 상영작 네 편은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제작지원 프로그램 ‘움프멘터리’를 통해 탄생했다. 2018년부터 시청자미디어재단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움프멘터리’는 울산·울주의 문화 콘텐츠 개발과 지역 영화 제작인력 발굴을 목표로 기획되었으며, 지역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를 담은 단편 다큐멘터리를 지원해왔다.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없던 시민 창작자들이 완성한 첫 작품이 해외 무대에 초청되어 관객을 만난다는 점에서 이번 상영은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진다.
네 편의 작품은 모두 첫 번째 연출작이지만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고,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하는 등 완성도와 진정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꽝’은 평생 미나리 농사를 지으며 삶을 이어가는 한 여성의 일상을 담은 관찰 다큐멘터리다. ‘누룩의 시간’은 술의 주재료인 ‘누룩’을 빚는 과정을 통해 지역 사람들의 노동과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는 문화기획자로서의 자전적 여정을 담아 지역 예술 활동의 현실을 진솔하게 보여주며, ‘울산 독수리’는 매년 몽골에서 울산으로 찾아오는 독수리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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