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연후네, 퇴거 앞둔 삼형제 겨울나기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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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연후네, 퇴거 앞둔 삼형제 겨울나기 막막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11.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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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퇴거 될 위기에 처한 연후네 집. 초록우산 울산지역본부 제공

연후(가명, 11세)는 두 명의 남동생을 살뜰히 돌보는 든든한 맏형이다.

연후 아빠가 근로 때문에 타지역에서 지내게 된 이후로는 더욱 씩씩해졌다. 최근 팔을 다친 엄마를 위해 집에서 빨래 개기, 설거지 등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가족들과 서로 도우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한 연후다.

연후 아빠는 다섯 식구의 생계를 위해 타지 근로를 선택하게 됐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실직하게 되면서 생계비 명목의 대출을 받았다. 어려운 구직 상황에서도 연후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고, 다시금 취업에 성공했지만 생계를 유지하며 대출을 갚아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연후 엄마는 홀로 삼형제를 양육하며 아빠의 빈자리까지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삼형제에게 들어가는 식비와 교육비 등 만만치 않은 지출 속에서도 알뜰히 생계를 유지해 왔다.

연후 엄마 또한 건강이 좋지 않아 간, 담낭 등의 정기적인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함에도 아빠의 실직 소식을 들은 뒤에는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아이들을 돌보며 구직활동을 했다. 보험설계사, 방문판매 등 근로시간 조정이 가능한 일을 하려 했지만 삼형제를 홀로 양육하며 근로까지 병행하기는 어려웠고 실질적인 소득 또한 높지 않다.

그러다 보니 연후네는 생계비와 부채를 함께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이는 연후네 삶의 터전인 주거지까지 위협하게 됐다.

연후네가 살고 있는 집은 방 3개, 거실, 부엌, 화장실로 구성된 노후 아파트다.

연후 부모는 다섯 가족이 함께 살 집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상황과 아빠의 실직, 생계비 대출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주거지가 경매로 넘어가게 됐고 이달까지 퇴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연후 부모는 삼형제를 잘 양육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주거지마저 경매로 넘어가게 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연후 엄마는 LH 전세임대사업을 신청해 선정됐지만 이사를 위한 비용 마련이 어렵다.

퇴거 위기에 놓인 연후네가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마련해 가족 해체를 막을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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