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세계인과 함께하는 울산의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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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세계인과 함께하는 울산의 문화예술
  • 경상일보
  • 승인 202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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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해 시인·울산예총 감사

10월23일 ‘제45회 울산 예술제’ 서막식에는 지난 2002년에 울산과 자매결연을 한 베트남 칸호아성 예술단 공연이 있었다. 그곳 문화체육관광국에서 선정한 예술인 25명이 내울(來蔚)하여 전통예술을 공연함으로써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나트랑을 품고 있는 칸호아성 예술대표단을 초청한 (사)울산예총은 지난 9월20일, 장춘의 중한(中韓) 국제협력시범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중국(장춘) 한국주(韓國周)’ 개막식 행사에 공연단을 보내 K-Art를 선보였다. ‘울산 아리랑’을 테마로 공연한 이 행사에는 사물놀이, 민요 등 국악을 비롯하여 ‘아파트’ ‘롤리폴리’ ‘내가 제일 잘 나가’ ‘트로트 메들리’, 성악 등 다양한 K-Music, K-Dance를 펼쳐 1000여명의 관객으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하루가 다르게 도약하는 K-Culture는 이처럼 단순한 문화전파를 넘어 세계인에 대한 이해와 정신적 교류에 시너지(Synergy) 역할을 한다.

인구 900만의 장춘시는 한중수교 이후 오래도록 울산시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길림성의 성도(省都)이다. 두 도시의 우호를 기념하여 울산에 ‘장춘로’, 장춘에 ‘울산로’가 있고, 작년 5월에는 울산시대표단이 ‘울산-장춘 자매도시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일제강점기에 만주국의 수도였던 장춘은 자동차와 영화산업이 발달했고 27만평에 조성된 ‘세계조소공원’에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청동시대’ 등 1만2000여점의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을 만큼 예술을 사랑하는 도시이다.

조선족은 주로 중국의 동북 3성에 거류하는데, 인구는 약 180만명으로 추정되고 규모가 55개 소수민족 중 13번째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위치한 길림성에 104만여명이 모여 산다. 이번에 울산예술의 진가를 알린 길림성은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특히 ‘일송정’ ‘해란강’ ‘용두레 우물’로 알려진 용정(龍井)의 명동촌은 윤동주 시인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식민지 지식인의 저항 숨결이 간직된 곳이다.

연변에는 민족정기의 발원지인 백두산과 이도백하(二道白河)를 거쳐 송화강으로 흘러가는 높이 68m의 장백폭포가 있다. 연길공항이 공사 중으로 잠시 폐쇄되어 백두산에 가려면 장춘에서 버스로 다섯 시간을 달려야 한다. 가는 도중, 독립군들이 호령하며 말 달리던 만주벌판은 비옥한 흑토 지역으로 광막한 옥수수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길림성 동쪽으로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함경북도와 연해 있다. 남쪽에는 소현세자의 한이 서린 요령성(遼寧省) 심양이 있고, 북으로는 안중근 의사의 기상이 서린 흑룡강성의 하얼빈이 있다.

이날 ‘2025 중국(장춘) 한국주’ 행사에는 ‘한복체험’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등 한국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중국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들은 우리의 전통을 지키고 자녀들에게 계승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문화예술은 국민의 혼과 정서를 담는 큰 그릇이다. 이를 통해 같은 전통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물론, 다른 관습의 구성원들과도 쉽게 교류하고 소통하게 된다.

울산예총은 예술의 해외 교류를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희석 회장은 그간 헝가리, 나트랑, 칭타오, 장춘 등에 해외공연단을 파견하여 한국의 멋과 울산의 풍류를 전파함으로써 의미 있는 민간사절 역할을 하고 있다.

축적된 문화는 민족정신을 함유하고, 보이지 않는 국력으로 작용한다. 대한민국 역사와 예술의 찬란함을 유감없이 드러낸 이번 ‘2025 APEC 정상회의’의 ‘경주선언’을 계기로 기업이나 지방정부에서도 ‘문화 창조 산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K-Culture에 열광하는 세계인들에게 양질의 문화를 제공함으로써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권영해 시인·울산예총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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