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영의 버섯이야기(62)]버섯의 끝판왕, 명품 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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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의 버섯이야기(62)]버섯의 끝판왕, 명품 송이버섯
  • 경상일보
  • 승인 202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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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송이는 우리나라의 대문호 이규보(1168~1241)를 비롯하여 이색, 성석린, 성현, 김시습 등의 칭송을 받은 버섯으로 필자가 언급하기에는 부담스러워서 망설이다가 비로소 본란에서 다루기로 하였다.

‘송이버섯은 입으로 먹기 전에 눈으로 먼저 한 번 먹고 냄새로 또 한 번 먹는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가히 최고의 식재료로 취급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는 송이 채취 전문가도 수없이 많고 송이 산을 가꾸는 산주도 있다.

2012년에는 자연 생태 사진작가 신응섭의 <송이버섯 이야기>가 출간되고, 또 2023년에는 인류학자 애나 로웬하웁트 칭의 <세계 끝의 버섯>이 나와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이제 송이는 중국, 네팔 등 동양은 물론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 스웨덴, 핀란드 등 서구에서도 송이 열풍이 불고 있어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버섯이 되었다.

▲ 울산 가지산 송이.
▲ 울산 가지산 송이.
▲ 영덕 송이.
▲ 영덕 송이.

필자는 야생버섯을 공부하면서 송이에 대한 관심이 커져 직접 채취해서 촬영하고 맛도 보고 싶었다. 그래서 2009년 울진 송이축제 체험행사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하였지만 그해에는 송이 흉작으로 행사가 취소되고 가격도 1㎏에 100만원이 넘어 눈으로만 보고 온 일도 있었다.

올봄 최악의 경북지역 산불로 우리나라 송이 최대 산지인 영덕의 송이 산 40%가 불타는 엄청난 피해가 났다. 피해 주민은 물론 필자 또한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미어졌다. 게다가 9월까지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송이 농사는 망쳤다고들 한탄하고 있었다. 그런데 뒤늦게 시작된 가을장마로 올해 송이 생산은 예년에 비해 대풍작을 이루었다.

송이축제는 양양부터 시작하여 남쪽으로 내려오며 순차적으로 열린다. 영덕의 송이축제는 다른 지역보다 늦은 2017년부터 시작한데다 코로나 19로 일정 기간 중단되어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올해 송이축제의 히트 상품의 하나가 된 ‘송이라면’을 먹어보고자 10월 말 영덕에 다녀왔다. 다른 지역처럼 하루이틀에 끝나는 행사가 아닌 1달여에 걸친 행사라는 점이 돋보였고 특히 축제 기간에 계속 지정된 자리를 지키느라 고생하는 분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떠오르는 K-푸드의 위상 제고에 부응하여 각 지역의 송이축제를 1회성 행사가 아닌 연중행사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1년 내내 송이를 맛볼 수 있는 국제적인 송이 명품시장으로 발전시켜 세계 송이의 메카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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